한국당 ‘서민감세’ 엇박자.. 洪 “추진” 鄭 “당론 아니다”

      2017.07.27 17:55   수정 : 2017.07.27 17:55기사원문

자유한국당이 문재인정부의 부자증세 추진에 대응해 서민감세를 본격화하면서도 '투톱'인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간 엇박자가 감지된다.

담뱃값 인하를 5.9 대선 공약으로 내건 홍 대표는 실제 정책 추진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정 원내대표는 "아직 당론이 아니다"라며 제동을 걸고 나선 모양새다.

홍 대표는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값 인하에 반대하는 민주당을 비판하는 형태로 담뱃값 인하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홍 대표는 "저희 당이 담뱃세,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는 것을 민주당에서 거꾸로 비난하고 있다"며 "담뱃세를 인상하려 할 때 그렇게 반대한 민주당이 인하에는 왜 반대하는지 참 아이러니"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입장에선 전 정부에서 담뱃값 인상을 주도한 상황에서 일부 비판적 여론을 감안해서라도 담뱃값 인하 카드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관측이다.

보수층을 대변하면서 정부 여당의 초고스득자 부자 증세를 추진하는데 대해 당 차원의 대응에 주력하면서 서민감세 프레임을 통해 중산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 자체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의 딜레마적 상황이 한국당의 입지를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권 여당으로서 한국당의 서민감세 추진에 대해 대놓고 반대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동조하자니 담뱃값 인상으로 수조원에 달하는 재원이 어느정도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홍 대표는 "유류세 인하도 마찬가지로 서민 감세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만 열면 서민 이야기를 하는 민주당이 앞장서서 협조하도록 말씀드린다"고 말한 것도 민주당의 곤혹스런 입장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 대표의 측근인 윤한홍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에 지방세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했고, 유류세 인하에 필요한 법 개정안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담뱃세 인하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기 때문에 한 번 더 충분히 들어보고 (당론을)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속도전에 '신중론'을 제기한 셈이다. 당 론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개별 의원 단위로 (개정안이) 발의된 것 아니냐"며 "당장 의원총회를 여는 것은 좀 의미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라디오에 나와 당이 담뱃값 인하를 추진하는 것이 맞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정책위 차원이라고 얘기하는 것 더 정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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