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라무치 10일 천하

      2017.08.01 17:29   수정 : 2017.08.01 17:29기사원문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백악관 권력 암투'를 촉발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앤서니 스카라무치 백악관 공보국장이 임명 열흘만에 전격 해임됐다. 이번 해임에는 존 켈리 백악관 신임 비서실장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 등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백악관 공보국장 자리를 떠날 것"이라며 "그는 이것이 존 켈리 비서실장에게 새출발하고 팀을 꾸리는 능력을 주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해임 결정은 임명 열흘 만이다. 불과 10일에 불과한 '초단기' 재임기간이었지만 그가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백악관 내 권력 투쟁이 본격화했다. 가장 먼저 숀 스파이서 전 백악관 대변인이 7월 21일 스카라무치 임명 사실을 언론 보도로 접하고 즉각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스카라무치와 앙숙이었던 레인스 프리버스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7월 28일 경질됐다.

지난해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선거자금 모금 역할을 맡았던 스카라무치는 대선 승리 후 백악관 선임 고문 자리를 노렸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신망이 두터웠던 프리버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라무치는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되자마자 프리버스를 저격했다. 자신의 재정기록이 언론에 유출된 사건에 프리버스가 관련됐다며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7월 27일 미 잡지 '뉴요커'와 인터뷰에서는 프리버스를 '망할 편집증 조현병 환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카라무치는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이 신임 비서실장에 등용되자마자 '토사구팽' 신세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내 권력암투를 지적하는 언론 보도에 지난 주말 그의 해임을 고심했으며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그가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켈리 비서실장 역시 스카라무치가 규율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신뢰성을 저버렸다며 해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라무치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켈리 비서실장의 취임식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고 결국 취임식 직후 켈리 비서실장의 집무실로 불려가 경질을 통보 받았다고 CNN은 전했다.


켈리 비서실장이 임명된 첫날 스카라무치를 해임한 것은 그가 백악관 웨스트윙을 관리하는 전권을 부여받았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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