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의 탕평·통합인사라지만
2017.08.17 17:25
수정 : 2017.08.17 17:25기사원문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3당은 이날 일제히 현 정부의 협치 실종과 인사 난맥상을 지적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국민과의 소통을 평가하는 사족을 달기도 했지만, "내용은 코드.캠프.보은 인사였고 시대정신인 분권.협치는 찾아볼 수 없었다"(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등 비판 일색이었다. 이는 여권 견제를 업으로 삼는 야권의 관성이라 치자. 하지만 일반 국민이나 전문가들의 여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7일 공개된 취임 100일 여론조사(중앙일보) 결과를 보라. 국정수행을 "잘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36.8%가 소통.국민공감을 가장 잘한 점으로 꼽았다. 반면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본 사람들은 대북 정책 다음으로 인사 잘못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그간 위안부 할머니, 세월호 유족,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등과 만나면서 보여준 소탈한 행보가 국민의 공감을 얻었음을 가리킨다. 동시에 국민의 집단지성이 인사검증을 무시한 일방통행도 놓치지 않고 지켜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위장전입, 논문표절, 세금탈루,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등 공직배제 5대 원칙을 제시했다. 그러나 총리를 포함해 인사청문회 대상 가운데 근 70%가 5대 원칙 중 하나 이상을 위반한 인사였다. 이런데도 어찌 현 정부가 정파를 떠나 널리 유능하고 깨끗한 인사를 삼고초려했다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정치 이념상의 동종교배 인사로 인한 집단사고를 경계해야 한다. 참여정부 시절 황우석 교수 사건에 휘말렸던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발탁해 '노무현 프리패스 인사'라는 비판을 자초하지 않았나. 그러고도 한국국제협력단 등 공공기관마다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선거캠프 인사들이 낙하산을 펴려고 한다니 걱정스럽다. 지금 당장이 아니라 5년 임기 후에도 성공한 정부로 평가받으려면 이제라도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한 탕평인사를 통해 협치를 구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