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場서도 '사드 논쟁' 원인 진단 놓고 양측 평행선

      2017.08.17 17:51   수정 : 2017.08.17 17:51기사원문

【 제주=박소연 기자】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꽉 막힌 한·중 관계를 풀기 위해 한·중 정부 인사와 학자들이 만났지만 사드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 이들은 현재 한·중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시급히 풀어나가야 한다는 데는 공감했지만 방법론은 물론 원인 진단에 있어서도 기존 견해차를 재확인했다.

■중국대사 "사드, 25년중 가장 어려운 문제"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한중공공외교포럼은 이례적으로 눈길을 모았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불거진 사드 갈등으로 양국 교류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열린 거의 유일한 정부 간 행사여서다.

당초 양측은 행사 성격이 '공공외교'인 만큼 사드 등 민감한 이슈는 피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막상 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사드 배치를 둘러싼 기싸움이 이어졌다.

포문은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가 열었다.
박 대사는 개회사를 통해 "지난 25년간 양국 교역규모는 30배 이상, 인적교류는 80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양국은 마음을 주고받는 '벗'의 관계가 됐다"고 운을 뗐다. 방점은 그다음 문장에 찍혔다. 박 대사는 "'벗'은 힘든 상황에 처해있을 때, 특히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는 그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존재"라면서 우리 사드배치 결정이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적 목적임을 중국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에둘러 압박했다. 초안에 '어려운 상황'이었던 표현을 행사 직전 '안전이 위협받는'으로 바꿔 대중 사드 메시지를 더 분명히 했다.

중국 관료들은 자국 정부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는 데 급급했다. 막판까지 참석을 확정하지 않아 애를 먹였던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축사에서 "한·중 수교 25주년간 한·중이 맞닥뜨린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사는 축사 직후 한·중 정상회담 여부, 공공외교 이외 여타 교류방안 등을 묻는 기자들에게 "축사에서 다 말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한·중 갈등은 미국 탓"

양국 학자 간 의견 차도 명확했다. 쑨위시 중국 외교부 공공외교자문위원은 이날 사드로 불거진 한·중 갈등은 미국이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쑨 위원은 "현재 한반도 정세의 어려움을 만든 것은 냉전적 사고방식의 미국"이라고 하면서 "이런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 평화를 위해 여러 해 쌓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어 "사드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한국"이라며 "미국이 주도한 문제로 인해 한국 기업인과 학생 등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소장은 중국의 태도를 지적했다.
정 소장은 "한·중 관계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우리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는 문화가 돼야 하는데 중국 정부는 대화에 나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ps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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