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라인 적전 분열, 참으로 한심하다
2017.09.19 17:03
수정 : 2017.09.19 17:03기사원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18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암시했다. 외신을 통해 한국이 심각한 군사적 위협에 노출되지 않는 선에서 대북 군사옵션 시나리오를 처음 언급한 것이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 도널드 트럼프 외교안보팀 핵심 인사 3인도 이구동성으로 군사옵션을 거론했다. 물론 이런 강한 톤의 발언은 아직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응하도록 압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미 행정부는 그래도 김정은 정권의 핵 폭주를 차단하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 정부 내에서는 북핵 대응을 놓고 이견이 널뛰듯 하는 게 문제다. 19일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상황과 관련, "한.미.일은 2차 한국전 발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문 특보는 작금의 안보위기 상황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강연에서 "북핵 동결과 한.미 군사훈련 축소 카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북이 6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터에 한.미 동맹을 경시하는 언급이 미국의 독자적 대북 응징 가능성을 키우는 것 이외에 무슨 실익이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데도 문 특보의 발언을 사견으로 치부하던 청와대가 19일 이번엔 그를 비판한 송 장관에게 주의를 줬다. "조율되지 않은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면서다. 정부가 국민의 안위를 24시간 돌봐야 할 엄중한 시기에 외려 국민이 안보팀의 자중지란과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는 형국이다. 문재인정부는 안보정책에 관한 한 치열한 내부토론을 벌이되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