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번복했던 도시바, 최종계약까진 웃지 못해

      2017.09.20 17:15   수정 : 2017.09.20 17:15기사원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지만 막판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아직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의 최종 인수계약이 남아있는 데다 최대 걸림돌인 웨스턴디지털(WD)의 소송 결과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 이사회가 이날 도시바메모리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한다는 방침을 결정하면서 향후 절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로서는 도시바 이사회가 매각대상을 결정한 만큼 조만간 한·미·일 연합 측을 만나 최종 인수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2조4000억엔(24조원)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 한·미·일 연합의 지분구조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이 49.9%, 도시바 40%, 일본기업 10.1%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에 투자금 일부를 대여하는 방식으로 인수에 참여하고 있다.


도시바가 6개월을 끌어온 매각 대상을 한·미·일 연합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최종 인수까지 넘어야 할 산들은 남아 있다. 우선은 이날 도시바 이사회의 결정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지만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 양측 모두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신을 통해 한·미·일 연합을 최종 매각대상으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당사자들은 공식 확인을 미루고 있다"며 "최종 계약 전까지 풀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도시바 측이 5차례에 걸쳐 매각대상에 대한 입장을 바꾸면서 최종 계약 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SK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시바가 WD와의 협상 여지를 남겨놓고 협상력을 높이려는 '최후의 카드'를 사용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또 도시바와 욧카이치 반도체공장 합작관계인 WD의 매각 무효소송도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시바가 당초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가 번복한 것도 WD의 매각 무효소송 때문이다.
도시바는 내년 3월 말까지 경영 재건을 위해 채무 초과분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라 시간이 촉박하다. 이 때문에 한·미·일 연합과 서둘러 인수계약을 하더라도 WD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할 경우 인수계약이 무효로 돌아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도시바는 인수 무효는 물론 한·미·일 연합 측에 배상책임까지 떠안을 수 있으므로 WD와 소송 문제가 원만하게 풀려야 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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