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사 제도 손질 "리더급 인재 옥석 가린다"

      2017.12.10 18:38   수정 : 2017.12.10 20:15기사원문
'스타트업(초기창업기업) 삼성'을 외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인사 제도를 손본다. 직급을 단순화한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번에는 '리더급 인재 옥석 가르기'에 초점을 맞췄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오전 각 부서장급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사 제도 변화 공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올 3월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한 것과 관련 인사 제도의 변경 사항을 전달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인사 제도는 이번주 초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변경된 인사 제도의 핵심은 간부급으로 직급이 승격될 때 심사 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체류연한과 일정 수준의 승격포인트를 쌓으면 자동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커리어레벨(CL)2에서 CL3로 진급할 때 '역량진단'이라는 정성적 평가가 추가된다. 고과가 충분하더라도 역량이 미달된다고 판단되면 승진에서 탈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향후 삼성의 임원이 될 파트장·그룹장급 간부를 조기부터 집중 육성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팀원 중 10%에게는 최하위 고과(NI·Need Improvement)를 할당했지만 이제는 부서장 재량으로 10% 이하까지 하위 고과를 줄 수도, 아예 안 줄 수도 있다. 다만 부서장은 고과 결정에 대한 소명을 해야하고, 인사팀은 이를 검증키로 했다.

하위 10% 등급인 NI를 받게 되면 연봉이 동결되거나 삭감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조직의 경우 일을 열심히 해도 만족할 만한 고과를 받지 못하는 부작용이 빈번해 직원 사기를 크게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앞으로 차장, 부장급 승진이 더 힘들어진 것 같다"면서도 "하위 고과를 피할 가능성은 더 커져 부담을 덜었다. 일단 회사의 공식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사 제도 개편은 지난해 3월 선포한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의 일환이다. '스타트업 삼성'은 조직문화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지향점을 동시에 담고 있는 슬로건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를 골자로 한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컬처혁신 선포 이후 1년이 지난 올 3월부터 삼성전자는 경직된 국내 기업문화와 관행을 버리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유연한 조직문화로 바꾸기 위한 컬처혁신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사원부터 부장까지 기존 7개 직급을 직무역량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CL1~4로 단순화했다.
스타트업처럼 직원끼리 호칭도 '○○○님'으로 통일했다. 부서별로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등 다른 수평적 호칭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얼마 전 올 한해 직원 평가를 마치고 결과를 개별 통보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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