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美언론과 인터뷰로 '평창구상' 승부수 띄워...北美 답변 시한은 '50일'

      2017.12.20 15:37   수정 : 2017.12.20 18:15기사원문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미국에 한.미 군사훈련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힌 부분과 관련, "현재 미국의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대해 '조건없는 대화'를 내비쳤던 미국은 신국가안보전략(NSS)발표를 기점으로 대북선제타격 가능성을 다시 언급하고 나섰다. 압박을 통해 '대화'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평창구상에 대한 북한의 답변은 내년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을 넘겨받은 워싱턴과 평양의 셈법이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50일, 평창올림픽 개막전까지다.


문 대통령은 19일과 20일 연이어 방영된 평창동계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평창 구상'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추면, 미국과 북한 간, 한국과 북한 간에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미 양국도 올림픽 기간에 예정돼 있는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하는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 이미 나는 미국 측에 그런 제안을 했고 미국 측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비공개적으로 한 제안을 방송을 통해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선 동시에 북한에 대해서도 사실상 대화 모멘텀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에 (합동군훈련 연기 관련) 의견을 전달한 것은 확실하고 상당한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맞다"면서 "(미국에 제안한 지) 좀 시간이 됐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문 대통령은 분명히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대략적인 제안 시점은 11월 말부터 12월초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간을 통해 이같은 제안이 오고갔으며, 북한의 화성-15형 탄도미사일 도발 직후인 지난 1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결론없는' 60분간의 심야 전화통화에서도 상당부분 논의됐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한·미 군사훈련 연기 제안은 북한의 도발 중지가 전제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북한이 도발하면 훈련연기 검토는 백지화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연동될 수밖에 없다.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할 문제지만 분명히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또 도발하면 국제적 여론이 악화하고 안보리 제재가 뒤따를 수도 있다"면서 "(이번 한미 군사훈련 연기검토는) 북한을 향한 사인일 수도 있고, 북한의 도발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문 대통령이 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

현재 미국 내 기류는 신국가안보전략 발표를 기점으로 다소 강경해진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참모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9일 BBC, PBC방송과의 연쇄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모든 옵션(수단)이 테이블 위에 있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개선하는 작업을 지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재확인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제안이 중국이 북핵해법으로 주장하고 있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의 수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이번 방중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체적인 정세와 관련한 얘기를 했고 '향후 3개월이 매우 중요하다'는 내용의 말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중국과의 대화 내용 등은 한미 간에 충분히 협의가 되고 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특수한 시기에 들어가면서 그에 맞는 해법을 우리가 고민하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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