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3만달러 시대, 일자리가 문제다
2017.12.27 17:03
수정 : 2017.12.27 21:28기사원문
하지만 내년 우리 경제가 장밋빛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3%대 성장률부터 불투명하다. 올해 성장률(전망치 3.2%)은 최근 수년간 성장률이 2%대에 머문 덕을 봤다. 내년엔 이런 기저효과가 없다. 또 올해 성장률엔 추가경정예산 요인도 있다. 문재인정부가 집값 잡는다고 건설경기에서 바람을 뺀 것도 내년 성장률엔 마이너스다. 건설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무엇보다 내년엔 법인세를 올린 효과가 나타난다. 정부는 올해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올렸다. 반면 미국은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뚝 떨어뜨렸다. 그 결과 한국 법인세율이 미국보다 4%포인트나 높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은 27일 한.미 법인세율 역전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1.7%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투자는 연평균 4.9%, 일자리는 연 10만5000개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이는 2년 연속 3%대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시사한다.
특히 내년에 주목할 분야는 고용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은 이미 곳곳에서 보인다. 식당에 가면 종래 아르바이트 종업원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신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마당에 정부는 공기업 비정규직을 전원 정규직으로 바꾸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역시 가뜩이나 좁은 신규채용 문을 더 좁게 만들 뿐이다. 이명박정부는 청년실업을 줄이려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 정책을 폈으나 실패했다. 정부가 고용시장에 억지로 개입하면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정부는 새해 취업자수 증가 폭을 올해와 같은 32만명으로 잡았다. 일자리정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역설적으로 이는 정부 역시 내년 고용사정을 어렵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일자리야말로 최상의 복지이며,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그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규제를 풀어 기업이 뛰게 만들어야 한다. 내년 초에 나올 일자리 통계가 관건이다. 만약 고용악화가 공식 수치로 확인되면 정부는 정책방향을 과감히 틀 각오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