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갑상선암, 착한암 인식 때문에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2018.01.11 19:43   수정 : 2018.01.11 19:43기사원문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5년 발생한 갑상선암 환자는 2만5029명으로 3위를 기록했습니다. 갑상선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100.3%에 달합니다.

이는 갑상선암 환자가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보다 5년 생존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갑상선암도 전이가 일어나면 생존율이 낮아집니다.

원격전이가 있을 때 5년 생존율은 59.2%, 10년 생존율은 39.9%까지 떨어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갑상선은 우리 목의 앞 쪽에 나비의 한 쌍 날개 모양으로 생긴 호르몬 분비 기관입니다. 이 기관에서는 신체의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 암은 크게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나뉩니다. 갑상선암의 90%이상이 분화암으로 유두암과 여포암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중 유두암이 가장 흔하고 전체 갑상선 암의 80~90%룰 차지합니다. 이 암들은 발생해도 예후가 좋기 때문에 갑상선암이 착한 암이라고 불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미분화암인 역형성암은 분화암에 비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암입니다. 진단을 받는 경우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6개월 이내 사망률이 9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화도가 나빠져 미분화암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는 어떠한 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생존기간이 3~6개월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예후가 좋은 분화 갑상선암도 병기가 진행되고 재발, 전이가 발생하면 난치성 갑상선암이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는 난치성 갑상선암에 대한 진단 및 치료법을 연구할 '난치성 갑상선암 연구소'를 개소했습니다. 장항석 교수는 "난치성 갑상선암은 전체 환자의 10% 에 이를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데도 일반인은 해당 질환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갑상선암은 무조건 순한 암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소 설립에는 갑상선암 환자와 가족이 91.6%, 의료진 8.4%가 후원자로 나섰습니다. 사회적으로 '별 볼 일 없는 암'이라며 외면 받고 있는 갑상선암 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같은 병으로 고통 받는 환우들을 돕기 위해 갑상선암 연구소 설립에 직접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장 소장은 "현재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난치성 갑상선암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523명이며 그 중 사망한 환자는 83명"이라며 "연구소를 통해 지금까지 거의 밝혀지지 않는 진행성 난치성 갑상선암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갑상선암의 악화 원인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난치성 갑상선암도 조기 발견해 조기 치료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어릴 때 머리나 목 부위가 악성 종양 치료 등으로 고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면 갑상선종 발생이나 기타 증상 발생 여부를 주의해서 살펴 봐야 합니다. 또 갑상선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갑상선 수질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가족 모두 반드시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해야 합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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