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2018.02.07 11:17
수정 : 2018.02.07 14:50기사원문
【호찌민(베트남)=윤경현 기자】 "아시아 최고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베트남법인(KIS 베트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본금을 380억원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KIS 베트남의 총 자본금은 900억원으로 늘어난다.
박원상 베트남법인장은 "이번 증자로 KIS 베트남은 신용공여 한도가 종전보다 2배 가까이 확대됨에 따라 브로커리지(증권중개)가 크게 강화될 뿐만 아니라 한국기업의 베트남 사업 확대에 발맞춰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 IB사업도 더 활발히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신뢰가 성장의 힘
한국투자증권은 2010년 당시 업계 70위권이던 EPS증권을 인수하며 베트남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5년 만에 '톱10'에 드는 대형 증권사로 키워내면서 아시아에 진출한 증권사의 첫 성공사례로 주목을 받았다.
급성장에는 로컬 중심의 업무영역 확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KIS 베트남은 호찌민 본사를 비롯한 2개 지점, 4개 영업소에 약 200명이 근무하지만 한국에서 온 주재원은 3명에 불과하다. 현지의 전문인력들의 힘으로 회사가 돌아간다는 얘기다. "인력은 최대한 현지화하고, 정보기술(IT)과 시스템은 한국의 선진 사례를 접목해 입지를 구축했다"는 차헌도 KIS 베트남 영업본부장의 설명이다.
베트남정부와 쌓은 신뢰도 한 몫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시장에 진출하기 전부터 선진금융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베트남 공무원들과 업무를 같이 하며 신용을 쌓았다. 이는 곧 국가적 신뢰로 연결됐고, 한국투자증권의 현지 진출에도 기여를 했다. 차 본부장은 "이 같은 노력 덕분에 베트남 금융당국이 2014년 예외적으로 외국인투자 지분한도 증자를 승인했고, 기존의 49%에서 92.3%까지 투자지분을 늘려 경영권 안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다시 '톱10' 진입 목표
이번에 자본금이 늘어난 만큼 신용한도가 크기 늘어나게 돼 수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법인장은 "당장은 세전 기준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올해 ROE 목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 7% 수준으로 설정했다. 향후 3년 안에 본사(10%대 중반)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IS 베트남은 앞으로 브로커리지부문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고객기반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 대형 종합증권사로의 도약을 위해 IPO, M&A 자문 등 IB업무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KIS 베트남이 리서치 인력만 10여명을 두고 있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국내 상장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대기업 현지법인과 베트남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상장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베트남 케이블시장 1위인 LS전선아시아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국내 상장주관사를 맡은 경험도 있다.
박 법인장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시장점유율을 3%대로 끌어올려 다시 '톱10'에 들어갈 것"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외국계증권사 중 브랜드파워 1위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