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사상 첫 '흑자' 기록

      2018.02.20 12:00   수정 : 2018.02.20 12:00기사원문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생산시설을 옮겨간 중국과 베트남 등 현지법인에서 받는 특허권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투자로 제품을 만들 때 선진국 특허기술 의존도 낮아진 영향도 크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의 지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최근 적자폭을 줄여왔지만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0년 통계 편제 이후 처음이다.

지난 2013년에는 35억6000만달러 적자를 보인 이후 지난 2015년에는 26억3000만달러, 2016년에는 12억4000만달러로 적자가 감소하다가 이번에 흑자로 전환됐다.


한은은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을 중심으로 미국과 베트남 등에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지가 개선되면서 국내 대기업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연중 기준 최초로 흑자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의 유형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보면 연구개발(R&D) 및 소프트웨어(SW) 저작권의 경우 지난해 1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도 지난 2016년 21억달러 적자였지만 지난해 12억2000만달러 적자로 폭이 크게 줄었다. 상표권 및 프랜차이즈권의 경우도 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디자인권과 문화예술저작권은 각각 1억5000만달러, 4억달러 적자였다.

국내 중소·중견기업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도 12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6억10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은 감소했지만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국내 기업들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확대됐지만 외국인 기업에 의한 관련 적자폭이 확대되면서 전체 지신재산권 무역수지는 지난해 19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 중소·중견기업의 상표권과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적자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기술 유형별 무역수지를 보면 △특허 및 실용신안권 13억8000만달러 적자 △디자인권이 1억5000만달러 적자 △상표 및 프렌차이즈권 7억8000만달러 적자 △문화예술저작권 4억2000만달러 적자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8억8000만달러 흑자로 각각 집계됐다.

한은은 "전년대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가 소폭 확대됐지만 통계 편제 이후 개선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적자 규모가 역대 두번째로 작다"고 언급했다.

국가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미국 46억6000만달러 적자, 일본 5억2000만달러 적자, 독일 4억2000만달러 적자 등의 순으로 적자 폭이 컸다. 반대로 중국과 베트남으로부터는 각각 19억8000만달러, 24억달러 흑자를 봤다.

특히 중국과의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지난 2016년 대비 감소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금지)'에 따른 한류 수출 감소 등의 영향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부터 특허권 수입이 감소하고 베트남 등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특허권 수출이 증가했다"며 "전자 분야 대기업 특허권 사용료가 점차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앞으로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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