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화려한 복귀'… 시진핑 절대권력 서열화 마무리

      2018.03.18 17:44   수정 : 2018.03.18 20:55기사원문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시진핑 장기집권을 도모하는 권력 새판짜기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10월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돼 절대권력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어 시주석의 반부패 사정을 이끌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복귀시킨 데 이어 반대세력 축출과 절대권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 설립된 국가감찰위주임에 양샤오두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 겸 감찰부장을 앉혔다.

반면, 한때 시 주석과 후계 경쟁자였던 리커창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실제권력을 잃고 명목상 총리로 전략했다는 평가다.

■시진핑 절대권력 '수직계열 라인업' 완성

주말인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전인대에서 시진핑 주석의 절대권력을 뒷받침할 최고위급 실세들의 등극이 잇따라 확정됐다.

우선 지난 17일 전인대에서 열린 표결에서 시 주석은 만장일치(2970표)로 국가주석과 군사위 주석으로 재선출됐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재선출된 바 있다. 이번 전인대에서 국가주석 임기 조항을 삭제해 장기집권의 길을 만든 시 주석은 집권 1기에 이어 2기에도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주석, 군사위 주석을 모두 확보했다.

측근들의 전진배치도 주목된다. 전인대는 같은날 열린 표결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국가 부주석으로 선출했다. 왕치산은 외교 부문을 총괄할 전망이다.

왕 전 서기는 시진핑 집권 1기 5년간 중앙기율위 서기를 맡아 시 주석이 강조해온 반부패 세력 제거의 선봉에 섰다.그러나 지난해 19차 당 대회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내규에 따라 19기 중앙위원으로 선출되지 못하고 퇴임했다가 이번 전인대를 통해 재복귀하게 됐다. 중앙판공청 주임으로 시 주석의 왼팔 격이었던 리잔수 신임 상무위원도 예상대로 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선출됐다.

18일 진행된 전인대 표결에서도 시주석 측근들의 전진배치가 절정을 이뤘다.

국가감찰위 주임이 된 양샤오두의 발탁이 대표적이다. 국가감찰위는 중국 공산당 사정기관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행정부인 국무원의 감찰 조직 등을 통합한 거대조직이다. 비당원까지 모두 감시할 수 있는 막강권력을 갖춘 국가감찰위는 사실상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안정을 뒷받침하는 무소불위의 사정기관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부인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는 시진핑 주석의 호위대로 불리는 쉬치량 현 부주석과 장유샤 장비발전부장이 선임됐다.

■후진타오계 명줄만 유지한 리커창

이번 권력재편에서 중국의 파워 시프트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반영한 사례는 리커창 중국 총리다.

리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우선 리 총리는 2012년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선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은 2인자로서 출발했다.

그러나 집권 1기 시 주석의 권력이 무한확장되면서 리 총리의 주요 담당인 경제분야까지 파고들어 리 총리의 입지는 절대적으로 축소돼왔다.

그나마 이같은 역할도 시진핑 집권2기 들어 더욱 줄어들 처지다. 시 주석이 경제 브레인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게 경제 관할권을 대부분 넘겨주면서 리커창 총리가 경제분야에 대한 실질적 권한이 무색해졌다.

결과적으로 후진타오 전 주석과의 깊은 인연을 바탕으로 시 주석과 차세대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리 총리의 권력이 쇠락의 늪에 빠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나마 리 총리가 이번 연임하게 된 건 약진하는 시진핑계의 정치적 셈법에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진타오 계열인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가 낙마한 데 이어 시 주석과 한때 경쟁자였던 리 총리까지 낙마할 경우 후진타오 계열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 총리는 1983년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중앙서기처 서기였던 후진타오와 만나면서 정치 거물로 급성장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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