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M&A 가속페달’ 밟는다

      2018.04.29 17:34   수정 : 2018.04.29 17:34기사원문
사업 포트폴리오가 닮은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래 먹거리 역시 차량용 전장(전자장치) 사업으로 낙점했다.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와 스마트카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전장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서다. "앞으로 나올 스마트카는 큰 개념에서 '탈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는 한 임원의 말이 양사가 전장 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잘 설명한다.

양사는 "시장 선점을 위해 꼭 필요한 인수합병(M&A)이라면 돈은 문제가 안 된다"는 공격적인 방침을 세웠다.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LG는 전장 관련 글로벌 부품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전세계 M&A 시장을 훑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로 M&A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던 2014~2016년은 거의 매달 M&A 소식이 잇따르며 삼성이 투자은행(IB) 업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시기다.

이 중에서도 2016년 11월 국내 M&A 역사상 최대 금액인 9조4000억원을 들여 미국의 전장업체 하만을 인수한 것은 이 부회장의 가장 큰 성과로 평가된다. 당시 전장사업과 관련해 막 첫걸음을 뗀 삼성이 하만을 등에 업고 단숨에 '공룡'으로 도약한 것은 그야말로 '사건'이었다.

하만이 끝이 아니었다. 삼성은 계속해서 M&A를 타진했다. '가능한 시장점유율을 최대로 장악한다'는 게 삼성의 전장사업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삼성이 연루되며 이 부회장은 구속됐다. 결정권자의 부재 속에 삼성의 M&A도 뚝 끊겼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인수설이 나오는 곳은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계열사인 전자업체 '마그네티 마렐리'다. 이 회사도 이 부회장 구속 전 삼성의 쇼핑리스트에 오른 업체였다.

삼성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에서 마그네티 마렐리는 인수 방침을 세우고 금액을 협상 중인 상황이었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M&A가 중단됐지만 이 부회장의 복귀를 기다리면서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LG전자도 과감한 M&A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 LG는 삼성보다 10년이나 일찍 전장 연구개발(R&D)을 통해 자체 역량을 키워왔다. 그러나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며 시장을 흔들자 보수적이던 M&A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터져나왔다.


LG전자는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조명 업체인 ZKW 인수를 확정했다. 이 계약은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인 1조4440억원이 투자된다.
ZKW는 헤드램프 등 차량용 조명 생산업체로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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