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1만원 속도조절" 김동연이 옳다
2018.05.24 17:13
수정 : 2018.05.24 17:13기사원문
우리는 김 부총리의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이 매우 적절한 지적이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최저임금 1만원 달성 시기를 2020년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올 들어 취업자 증가폭이 3개월 연속 예년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실업자가 120만명을 넘었고, 청년 체감실업률도 24%까지 높아졌다. 고용 부문이 2008~2009년의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여기에다 투자와 생산, 수출 등 대부분의 지표 흐름이 여의치 않다. 정부는 올해 3%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민간 연구기관들은 다시 2%대로 내려앉을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제부총리는 경제에 관한 한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다. 김 부총리는 현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법정시한인 6월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해야 한다. 2020년까지 1만원을 달성하려면 지난해 16.4%에 이어 올해도 15% 이상 올려야 한다. 지난해 고율 인상의 충격도 극심한데 또다시 고율 인상이 이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진의 상황인식은 여전히 김 부총리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시각차를 보이는 부분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다. 김 부총리는 영향이 있다고 하고 장하성 정책실장은 영향이 없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진이 상대적으로 전체 경제보다는 대통령 공약 이행에 더 비중을 두는 데서 이런 차이가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공약 이행이 중요하다. 그러나 경제를 해치면서까지 공약 이행에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현실적 필요에 따라 불가피하게 목표연도를 1~2년 늦추더라도 문 대통령 임기 중에 달성할 수 있다면 공약 불이행으로 보기도 어렵다. 경제를 망치고 나서 공약을 이행해본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김 부총리가 경제팀장으로서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에 적극적인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