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취소
2018.05.25 08:05
수정 : 2018.05.25 09:43기사원문
간밤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증권시장의 주식, 채권 등 한국물들은 경계감을 늦추기 어렵게 됐다.
한국 대통령의 방미, 그리고 북한의 풍계리 핵심험장 폐기 이후 미국은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해버렸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의 이익을 더 챙기기 위해 힘 겨루기를 해왔고 이 와중에 역사적 정상회담이 무산되고 말았다. 북미 관계가 다시 작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등 한반도의 앞날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들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고 향후 한국 정부의 역할론도 더 중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그간 통 큰 승부사다운 기질을 보이면서 변화무쌍한 대응을 해 여러 차례 주변을 놀래켰다. 하지만 성사되는 듯했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먼저 발을 빼버려 국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금융시장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등 한국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면 가격변수의 하락폭은 커질 수 있다. 환율 흐름 등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일 금통위는 채권시장에 우호적이었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방향 성명문은 이전처럼 경기개선세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냈으나 이주열 한은 총재의 기자간담회 내용은 경기 불확실성에 좀 더 무게를 두는 쪽이었다. 향후 금리인상과 관련한 시그널도 찾기 어려웠다.
일각에서 기대하던 소수의견도 없었으며 현재 분위기라면 7월 금리 인상이 사실상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인식도 강해졌다.
시그널이 없었다는 차원, 미국의 금리인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해 7월 시그널 이후 8월 인상 정도가 올해 한국은행이 정책금리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일 수도 있어 보인다.
다만 전일 시장은 장중 강세를 구가하다가 장 후반부에 가격 상승폭을 반납했다. 이익실현과 50년물 발행 경계감 등이 거론되면서 장기물 강세폭이 크게 되돌려졌다. 한은의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이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한은 총재의 발언도 누그러졌지만, 장 후반 투자자들은 추가로 더 강해질 룸을 찾기보다는 이익을 보전하는 데 주력했다.
정부는 장 마감 후 7.5조원 규모의 국고채 경쟁입찰과 2조원의 바이백을 발표했다. 50년물 발행규모는 6월 19일에 공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채 시장은 도비시해졌다는 평가를 받은 연준 의사록, 터키 불안 등 기존 안전자산선호 재료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더해서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콤 CHECK단말기(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1.92bp 하락한 2.9715%를 기록했다. 사흘 연속으로 금리가 빠진 것이며, 최근 6거래일 가운데 5거래일 동안 레벨이 낮아지면서 금리가 2.9%대로 되돌아왔다.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96bp 하락한 3.1213%, 국채2년물은 1.60bp 떨어진 2.5161%를 나타냈다. 국채5년물은 0.76bp 떨어진 2.8173%에 자리했다.
뉴욕 주가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75.05p(0.3%) 하락한 2만4811.76, S&P500은 5.53p(0.2%) 떨어진 2727.76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53p(0.02%) 떨어진 7424.43을 나타냈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