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 번개회담에.. 북·미 '비핵화 담판' 궤도 진입

      2018.05.27 17:27   수정 : 2018.05.27 21:49기사원문


지난 나흘간 한반도에선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한·미 정상회담(23일)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전격 취소(24일)와 재추진(25일), 남북 정상 간 2차 판문점회담(26일)이 숨가쁘게 전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결정으로 잠시나마 고비를 맞이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 중재외교도 지난 26일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극적으로 기사회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했다. 나흘간 남·북·미 3자는 모두가 지는 게임에서 모두가 이기는 '윈윈 게임'으로 극적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불씨 되살린 文대통령과 金위원장

문 대통령은 극비리에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하루 뒤인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완전한 비핵화 시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했으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체제보장 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양국 간에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런 의지들을 서로 전달하고, 또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깜짝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배경과 의미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나 대통령으로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으로선 김정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으로 남북 정상 간 '수시 대화'의 문을 열었으며, 북·미 대화 중재자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굳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6일(현지시간) 전격적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화가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통보란 극약처방에 시달린 김정은 위원장으로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닌 문 대통령의 손을 잡음으로써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으로 궤도에 안정적으로 재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승부수 '通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부동산 재벌로 쌓아온 '승부사' 기질을 국제무대에서 과감하게 드러내며 협상에 우위를 점했다. 게다가 북·미 협상에 끼어들고자 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견제구도 성공적으로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회담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맞물려 6·12 정상회담 재추진을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약 30명으로 이뤄진 백악관 협상 실무팀을 싱가포르로 급파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조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패트릭 클리프턴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이끄는 실무팀이 28일 일본에 도착한 뒤 같은 날 싱가포르로 떠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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