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사태 '진흙탕' 양상..15일 상임부회장 해임 논의

      2018.06.14 16:52   수정 : 2018.06.14 16:52기사원문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란 등으로 직무정지를 당한 송영중 한국경영자총협회 상임부회장의 거취가 결국 경총 회장단의 공으로 넘어가게 됐다. 송 부회장이 손경식 경총 회장의 자진사퇴 요구를 끝내 거부하면서 경총 사태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경총은 15일 오전 서울 한 음식점에서 회장단 회의를 열고 송 부회장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모으기로 했다.

경총 관계자는 "회장단에 속한 24개사의 일정 등을 파악해 15일 회장단 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회의에서 송 부회장의 해임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총 정관에는 상임부회장의 해임에 관한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회장단 회의에서 해임으로 입장이 정해지면 법적 권한이 있는 이사회 의결과 임시총회를 거쳐 송 부회장의 거취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지난 4월 취임한 송 부회장은 경총이 지난 달 국회 논의중이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 이슈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재논의하기로 양대노총과 합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는 최저임금위에서 8개월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국회 처리로 넘어갔던 상황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정 자체를 반대하던 노동계는 법 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최저임금위에서 다시 논의할 것을 주장해왔다. 이 때문에 사용자측을 대변해야 할 경총이 노동계와 야합했다는 비난이 일면서 송 부회장의 입지가 위기를 맞았다. 여기다 송 부회장이 자신의 경총 운영 방향을 놓고 구성원들과 갈등을 빚었고, 일주일 이상 규정에 없는 '재택근무'를 한 것도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경총 한 관계자는 "도저히 상황이 회복될 가능성이 없어 손 회장이 자진사퇴를 권했는데도 송 부회장이 거부하니 회장단 회의까지 가게 됐다"며 "손 회장과 회장단의 뜻은 해임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송 부회장은 지난 11일 직무정지 결정이 내려졌지만 이날까지 정상 출근하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일축시켰다.
송 부회장은 15일 회장단 회의에 찾아가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 지방 경총회장은 "경총의 위상이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상임부회장이 책임전가보다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합리적이고 순리적일 것"이라며 "최저임금 문제 등을 떠나 송 부회장이 취임 이후 구성원들과 융화가 안되고 갈등을 키운 것도 사태의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부회장에게 입장을 듣게 위해 수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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