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비핵화 시간표 없다" 국방부와 엇박자?

      2018.06.26 12:56   수정 : 2018.06.26 12:56기사원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날 미 국방부측에서 북한에 비핵화 관련 '특정 요구사항들과 특정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반되는 발언이다. 북한과 미국의 '포스트 6·12'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엇박자가 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협상 스케줄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 단독 인터뷰에서 "2개월이든 6개월이든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북미 정상이 제시한 것들을 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조만간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할 것이라는 국방부 관료들의 전날 발언 뿐 아니라 오는 2020년을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주요 성과를 내야 하는 목표 시한으로 설정한 자신의 과거 발언과도 배치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14일 "우리는 북한의 '주요 비핵화'를 앞으로 2년 반 내에 달성할 수 있다는 데 희망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현 임기가 끝나는 2021년 1월 전에 '주요 비핵화'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내비친 바 있다.


또한 지난 24일 한 익명의 국방부 고위 관료는 "정상회담 합의문 이행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우리의 구상을 북한에 제시할 것"이라며 "특정 요구사항과 특정 시간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북한)이 선의로 움직이는지 아닌지를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결과물을 보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가시적인 비핵화 스케줄을 내놔야 한다는 미국 조야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이다.

이처럼 북미정상회담을 총괄 지휘한 폼페이오 장관과 군사 분야를 지휘하는 매티스 장관이 엇박자를 내면서 '비핵화 시간표' 유무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미 언론도 '엇갈린 메시지'(mixed messages)라며 양측의 발언 차이에 주목했다.

반면 두 사람의 메시지 차이를 엇박자로 단정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기본적인 북한 비핵화의 목표 시점은 정해두겠지만 협상 스케줄에는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CNN에 "협상을 지속할 만큼 충분한 진전이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재평가하겠다며 "진전을 만들어내기 위한 진전이 있길 바란다"는 압박성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신속한 재방북을 촉구하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다음주 언젠가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3차 방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지만 아직까지 방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데이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국방부는 북한과 진행 중인 외교적 절차를 지지하며 여기에는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다"고 재확인한 뒤 "북한에 관한 국방부 인사의 발언은 협상의 군사적 측면에 한정된 것"이라고 밝히며 엇박자 논란을 일축했다.

매티스 장관도 25일 한·중·일 순방을 위해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북한의 비핵화 이행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어제까지 지난 4일간 매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다.
그가 (진전된 상황을) 계속 알려줄 것이고, 나는 폼페이오 장관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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