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실체 보여준 북·미 후속회담
2018.07.08 17:08
수정 : 2018.07.08 17:08기사원문
청와대는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에 긍정적인 논평을 내놓았다.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로 가기 위한 여정의 첫걸음을 뗐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첫술에 배부르랴'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을 인용했다. 북·미 협상 과정에 곡절은 있겠지만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바람대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 하지만 현명한 정부라면 늘 플랜B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5월 하순을 떠올려보자. 당시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 최선희 부상을 앞세워 미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특히 최 부상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거명하며 "미국이 계속 불법 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북·미) 수뇌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 바람에 한때 싱가포르 회담 자체가 무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번에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을 '강도'에 비유했다. 5월 사례에 비춰볼 때 벼랑끝 전술에 능한 북한식 협상술의 일환으로 보인다. 트럼프·김정은 합의문은 채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협상 테이블을 걷어찰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우리로선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이미 한·미 양국은 합동군사훈련 일체를 중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양국 군사훈련을 "미친 짓"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비핵화를 검증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강도적'이라고 비난했다. 어느 나라이든, 북한과 협상할 때는 실속 없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일이 없도록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