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54일만에 회동..."손을 꽉 잡으시죠" 화해 악수

      2018.08.29 19:33   수정 : 2018.08.29 19:33기사원문
"왜 이렇게 못살게 해…예전에 재벌들과 소액 주주 운동을 하며 싸울 때, 삼성의 (법률)대리인이 항상 '김앤장'이었는데."
29일 '김앤장 회동'에 나선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이 특유의 농담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불화설, 그로 인해 붙여진 '김앤장' 명칭에 내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앤장'은 김 부총리와 장 실장, 두 사람의 성을 딴 것으로 청와대와 내각의 경제정책 주도권 경쟁을 상징하는 말이 됐다.

두 사람간 불협화음을 해소하고자 만든 격주 정례회동이 이날 오후 5시30분 청와대 인근 서울 종로 금융연수원에서 열렸다.

첫 회동을 한 지 54일 만이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장 실장은 김 부총리와의 갈등을 일축하듯 "국회에서 말했잖아. 회의 때 이래저래 만나는데, 뭐가 문제야. 그걸 근데 매번 본다고 말하는 것도 그렇고. 따로 안 만나도 일주일에 몇 번씩 인데(만나는데)…."라고 말했다. 배석한 김영배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은 "내일도 (두 사람이)두 번 만나는데"라고 거들었고,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정례화된 모임의 일환으로 만나는 것"이라고 서둘러 상황을 정리했다.


곧이어 김동연 부총리와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도착했다. 김 부총리가 "늦어서 죄송하다"고 악수를 건네자 장 실장은 웃으며 "손을 꽉 잡으시죠"라고 화답하며, 카메라를 향해 두 사람의 '화해의 악수'를 연출했다. 앞서 이날 오전 두 사람은 강원도 원주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 워크숍에 나란히 참석했다. 확산되고 있는 불화설을 진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본 두 사람이 6시간만에 얼굴을 다시 마주한 것이다.

김 부총리도 이런 상황을 의식, 취재진을 향해 "오늘만도 두 번 봤는데. 요새 뭐 매일 보다시피 하는데, 이런 게 뉴스거리가 왜 되는지,아무튼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김 부총리와 "차분하게 여러가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변되는 소득주도성장 기조에 대한 두 사람간 입장차,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 수정 문제, 당장 발등에 떨어진 고용지표 악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대외요인 및 거시건전성 확보 등 원론부터 각론까지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두 사람을 향해 '완벽한 팀워크'를 요구하며,"고용상황에 직을 걸고 임해 달라"고 사실상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
김앤장에게 남겨진 시한은 사실상 연말까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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