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내부 비판에 귀기울이길
2018.09.10 16:38
수정 : 2018.09.10 16:38기사원문
J노믹스(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여권 내부의 비판은 정 위원장이 처음이 아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 논쟁에 매몰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정책에 대한 관념적 논쟁만 할 것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저임금 고율 인상이 낳은 부작용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정 위원장은 성공회대 교수 출신의 진보 지식인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에 국정 100대 과제 구체화 작업을 지휘한 인물이다. 김 부의장은 원로 경제학자로 대선 캠프와 현 정부에서 경제분야 공약 및 정책 수립에 조언을 해오고 있다. 이들이 스스로 몸담고 있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은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현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한 단계이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문재인정부에 위기가 올 수 있음을 알리는 경고로 봐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을 보면 이런 국면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겸손한 자세로 비판을 수용하기보다 엇나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현 정책기조가 옳다. 흔들림 없이 추진하라"고 지시했으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추진 속도를 더 높일 것"이라고 했다.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
현 경제상황을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에 직접적으로 비유하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심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2.9%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추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경제상황을 직시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