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비핵화 의제, 두 정상 간 숙제로 남아"(일문일답)
2018.09.17 12:05
수정 : 2018.09.17 12:05기사원문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비핵화 의제에 대한 접근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 실장은 "이번 회담의 중요한 특징은 비핵화 의제가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
아래는 임종석 실장과의 일문일답.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협의를 추진하시는 것이 북미간 종전선언 이나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포석도 있는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또, 경제인들이 많이 가는데 경제협력 관련된 의제는 어떤 수준으로 준비되고 있는 지 궁금하다.
▲군사적 긴장완화에 대한 협의는 판문점 선언의 매우 중요한 내용이고 판문점 선언 직후에 양국간 군사 당국 협의에서 매우 많은 논의를 해왔다. 최근엔17시간 마라톤 회의까지 한 바 있다. 구체적 성과를 내기위해 했던 것이다. 몇 가지 조항이 남아있는데 실제로 무력충돌 위협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전쟁 위협 해소하는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그것이 자체로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과 연결돼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남북 간 협의가 촉진시킬 수 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협에 대해선 제가 별도의 설명을 안했지만 판문점선언에 합의돼 있는 내용에 대해선 좀더 구체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합의를 할 생각이다. 다만 매우 엄격한 제재가 국제사회에서 있기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 상당히 뚜렷한 경계가 있다. 이 또한 비핵화 진전여부와 연결돼 있는 것이라 말씀 드리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 다만 판문점 선언 협의 이외 내용 보다는 합의된 내용을 좀 더 진전시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의제를 설명하면서 남북관계, 비핵화, 남북 군사적 긴장 완화, 순서로 말했는데 문 대통령도 최근 원로자문회의에서 그 순서로 말했다. 이 의제 순서가 합의문에 반영될 순서를 의미하는지 궁금하다.
▲세 가지 의제를 말씀드렸는데 말씀드린 순서가 합의문 순서라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저희가 실무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선에서는 여러가지 논의를 진행했지만 중요한 부분들이 정상간 대화의 숙제로 남아있다. 순서는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 말씀드린 순서가 합의문에 담긴 순서는 아니다.
―비핵화 관련해서 북한은 ‘선 종전선언, 후 비핵화 조치’, 미국은 ‘선 비핵화조치, 후 종전선언’ 이렇게 입장이 완전히 배치 된다. 문 대통령이 양 측의 대치되는 요구를 중재하는 중재안을 들고 가는가.
▲비핵화 의제 역시 많은 의제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고 그런데 제가 지금 어떤 이야기도 드리기가 조심스럽다. 개별적인 의견 묻는다면 많은 말 드릴 수 있지만, 정상회담에서 어느수준의 논의가 될 수 있을 지 제가 코멘트하기 어렵다. 저희로서는 다만 충분히 두 정상간 진솔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합의가 나올 수도 있고 공감대가 확대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나눈 대화가 어느정도로 국제사회에 공표될 지 봐야한다.
―지금 비핵화 의제 관련해서 말씀을 하실 때, 조심스러운 전망 내놓으셨다. 문 대통령께서도 여러차례 비핵화 문제 논의하겠다 말씀하셨고 지난주에 구체적으로 현재 핵을 폐기하는 단계로 나아가야한다고 구체적인 말씀 하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직접적으로 요청하실 건지 궁금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과거와 달리 비핵화 의제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석협상가 역할 해달라고 이야기 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중재하고 촉진하는 역할 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아무래도 김정은 위원장 보다는 문 대통령이 많은 만남과 통화를 통해서 자세히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지난 특사단 때 이야기했던 답답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충분히 듣게 된다면 중재하고 촉진하는데 상당한 역할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번 정상회담이 일정상 특징적인 것은 정상회담 직후에 뉴욕 유엔총회가 있다. 그곳에 곧바로 가기 때문에 거기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 질문하신 내용 관련해서 두 정상이 얼마나 솔직한 이야기를 깊이 있게 할 수 있느냐. 결국 거기에 따라서 상당한 역할, 계기가 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서의 첫 장면으로 김 위원장과 만나는 장면 기대할 수 있는가.
▲북쪽 특성상 최고지도자가 움직이는 일정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는 것이 관례라 조심스럽지만 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 계획돼 있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 좀 이례적이다. 저희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거나 외빈 맞을 때 국빈방문 때도 공항에 가서 영접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인데 한번 지켜봐 달라.
―비핵화 관련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구체적으로 핵리스트 신고, 검증하도록 설득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그건 제가 전혀 예측하기 어렵다. 미국의 고민과 생각을 잘 전달하고 솔직하게 의논하게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는 답으로 대신 하겠다.
―대기업 총수들이 북에서 논의할 아젠다가 뭔지 궁금하다. 대기업 총수는 자발적으로 방북하는건지, 투자 논의는 예정돼 있는지 궁금하다
▲기업인들 방북은 특별하지 않다. 이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과거 2000년, 2007년 정상회담때도 대기업 총수들이 여러 경제인들과 함께 방북했었기에 특별한 경우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어떤 구체적 의제를 이야기할 것이냐는 좀 섣부른 것 같다.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경제 담당하는 내각부총리와 이야기하면 거기서 어떤 이야기 나올지 저도 궁금하다.
―이산가족의 근원적 문제 해소를 위한 심도깊은 논의는 우리가 안을 제시하고 북쪽과 협의할 수 있다는 예상을 하게 된다. 상설면회소를 포함해 어떤 안이 준비돼 있는가.
▲이산가족의 고통을 더 늦기 전에 근원적으로 해소해야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이 계속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지난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때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상설면회소는 물론이고 수시상봉, 전수조사를 통한 생사확인, 화상상봉 등 모든 종합적 방법 통해 한분이라도 더 늦기 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의논 중에 있다. 합의문에 다 담지 못하더라도 북쪽도 상당히 적극적 의사가 있기 떄문에 조금 더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도착 첫날 정상회담하고 둘째날도 정상회담을 한다. 확대회담이나 단독회담 등 어떤 형식이 정해져 있나.
▲첫째날과 둘째날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 아마 곧바로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형식으로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판문점에서 있었던 회담 정도로 생각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최종적으로 일부 수정 있을 수 있겠지만. 흔히 일반 정상회담처럼 확대회담 단독회담 등 상투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 보다는 직접적이고 실무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