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이르면 10월 서울 답방...연내 종전선언 탄력
2018.09.19 16:49
수정 : 2018.09.19 16:49기사원문
방북 이틀째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전날에 이어 추가 정상회담을 한 뒤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 서명을 하고, 공동언론발표를 했다.
합의서(5조1항)따르면 북측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 하기로 했다. 또 미국이 이에 '상응 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 미국의 '상응 조치란' 종전선언을 의미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김 위원장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영구 폐쇄와 핵시설 사찰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는 미국의 검증 요구를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북이 평양공동선언 합의서를 공개한 지 약 1시간 만인 19일 0시께(미국 현지시간)트위터에 글을 올려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해 "매우 흥분된다"고 즉각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24일(현지시간)미국 뉴욕에서 열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중재회담이 탄력을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며 "한반도의 영구 비핵화가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또 "남북은 앞으로도 미국 등 국제사회와 비핵화의 최종 달성을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협력하기로 했다"며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점에 대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답방하겠다"고 약속했다.
남북은 10월에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에 합의했다. 김 위원장의 답방 시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나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서울에 모이는 '서울 종전선언'이 청와대가 그리는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다만,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서울 방문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 동북아 지역 안보상황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의의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서울 방문 뒤 종전선언 관련해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날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합의 뿐만 아니라 연내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조건 마련에 따라', 즉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했다. 오는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공동개최도 추진키로 했다.
남북 군사당국은 두 정상 임석하에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 지상과 해상·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 등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문 대통령이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김정은 위원장과 백두산을 방문하는 '깜짝 일정'을 공개했다.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은 김 위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