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분발해야 하는 이유

      2018.10.01 17:28   수정 : 2018.10.01 17:28기사원문

불과 1년 반 전에 출범한 정부가 지금 우리나라를 정치, 국방과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변혁의 한복판에 서있게 만들었다. 지속되는 적폐청산 작업으로 정치와 사회의 전반에서 갑과 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있고, 최근 6개월 사이에는 우리 대통령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3차례나 직접 만나고 15만의 평양시민들 앞에서 전쟁 없는 평화를 선언하면서 DMZ의 비무장화와 NLL 수역의 공동활용 실천계획을 합의하였으며, 자본가 주도형 경제발전 모델을 근로자 복지향상 주도로 바꾸어놓았다. 그 범위와 속도가 가히 정책혁명이라 할만하다.



그러나 정부 정책의 방향이 아무리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이 정도로 우리 국가의 미래와 당장의 국민 생활경제를 바꾸어 놓을 것들이라면, 국민들이 불안해할 요소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적폐의 기준이 무엇이고 청산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모르니 나라를 위해 일한 사람들이 내가 한 일도 청산되어야 할 적폐인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북한에 대한 무한 신뢰를 기반으로 제안되는 상호 병력후퇴가 우리만 불가역적인 수준까지 진전된다면, 말 그대로 되돌릴 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지향하며 추진하는 경제정책이 자칫 시장의 원리를 무시한 지나친 개입이 되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난다면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감을 갖는 국민들을 대신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변화의 방향과 속도가 바람직한 것인가를 점검하고 더 나은 방법은 없는 것인지 대안을 찾아서 제시해주는 것이 야당의 할 일이다. 특별히 지금 상황에서 보수야당은 이 일을 잘 해야 다음 정권을 기약할 수 있다. 그런데 국민들이 가지는 불안감에 비해 보수야당의 대응은 너무나 지엽적이고 산발적이어서 마치 잘 훈련된 특전병력 공격을 훈련병들로 대응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느낌이 보수야당에 대한 신뢰를 갖지 못하게 하고 낮은 지지율로 나타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이 국민의 지지도 추락을 아직도 국정농단 사태의 후유증이라 핑계하고 현 정권의 실수만을 바라면서 지지도를 올리려 한다면 회복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여당은 지난 10년 동안 노무현정권이 왜 정권을 내어주었는지를 철저히 분석했고 어떻게 해야 정권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계획하고 실행했다. 보수야당도 그렇게 해야 기회가 온다. 여당이 20년 집권을 목표로 내걸고 있는 '전쟁 없는 평화와 국민행복 시대'라는 가치를 넘어설 수 있는 대응 가치를 찾아내고, 그 가치로 스스로를 완전히 바꾸는 모습을 보여야 살길이 열릴 것이다.
'자유민주 통일과 청년주도시대'를 내걸고 한민족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통일정책과 청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드는 정책으로 승부해 보면서 40대 대통령을 내세우는 정당으로 탈바꿈해보면 어떨까. 이렇게까지 야당이 제대로 역할하기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는 독과점은 정치에서도 불공정한 결과를 낳고 그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보수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또 다른 국정농단 정권을 만드는 비극을 국민들이 다시 보게 만들 것이다.
야당이 분발해야하는 이유이다.

한헌수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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