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속세 세계 최고.. 성장 잠재력 저하 우려

      2018.10.16 17:04   수정 : 2018.10.16 17:04기사원문


우리나라 기업들의 상속세 부담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경영승계보다는 기업 매각이나 해외 이전 등이 추진될 경우 국내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가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과도한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6일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가족 경영 승계시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은 주요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직계비속에게 적용되는 상속세 최고세율은 우리나라 65%로 가장 높다. 우리나라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50%지만 경영자가 직계비속에게 상속시 최대주주 주식 할증(최대 30%)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상속세 부담이 높은 편인 일본(55%)보다도 10%포인트 많다.


독일, 프랑스, 벨기의 경우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우리나라와 같거나 높지만 가족승계시 상속세 감면을 통해 실제 최고세율은 30%, 45%, 30%에 불과하다. 여기에 가업상속 공제혜택까지 적용하면 독일은 4.5%, 프랑스 11.25%, 벨기에 3%까지 최고 상속세율이 떨어진다. OECD 35개국 가운데 직계비속의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없는 경우는 17개국, 세율 인하나 큰 폭의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나라는 13개국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가업상속공제 제도도 사전 사후 요건이 까다로워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과거보다 공제 상한(1억→500억원)과 대상은 확대(중소→중소·중견기업)됐으나 사업영위기간 10년 이상, 10년간 대표직 및 지분 유지 등의 조건이 붙는다. 대기업은 공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경총 관계자는 "경제활력과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을 25%까지 인하하는 전폭적인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며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있는 일률적인 지배주주 주식 할증 평가를 폐지하고 상속세 과세방식을 유산세에서 유산 취득세로 변경해 부의 분산 기능을 강화하는 등 공평 과세를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기업들인 삼성과 LG도 상속세나 증여세가 지배구조 안정화의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5월 고 구본무 회장 별세로 4대 총수에 오른 구광모 LG 회장은 다음달까지 1조원 가까운 상속세 납부 신고를 해야 한다. 이는 11.28%의 구본무 회장 지분의 6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은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향후 증여나 상속시 천문학적인 세금 납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지분을 전부 물려받을 경우 상속세 규모가 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상속세나 증여세 납부과정에서 삼성의 지배구조를 흔들 수 있는 수준이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승계 문제를 '부의 대물림', '불로소득'이라는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일자리 창출과 유지', '고유기술과 노하우 계승'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는 게 글로벌 추세"라고 밝혔다.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가족경영은 나쁜거고 전문경영이 대세라는 건 착각"이라며 "가족경영이 전문경영에 비해 매출뿐 아니라 이익증가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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