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세일 접고 민간 ‘코리아 블프’ 키우길
2018.11.06 17:10
수정 : 2018.11.06 17:10기사원문
파격적인 실속 쇼핑 잔치에 '엄지쇼핑족'들도 신이 났다. 해당 사이트 후기에는 '인생득템'을 했다는 내용은 기본이고 빛의 속도로 클릭한다는 뜻의 '광클'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렇게 11월이 비수기임에도 연중 최대 쇼핑시즌으로 거듭난 것은 온라인쇼핑몰에서 펼치는 파격 쇼핑 전략 덕분이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주 금요일)와 중국의 광군제(11월 11일)가 온라인상거래를 발전시키며 국경 없는 쇼핑 시대를 열었다. 여기에 국내 온라인쇼핑 기업들이 혁신과 파격 마케팅을 내세운 맞불전략이 붐업으로 이어지면서다. 11번가, 쿠팡, G마켓, 위메프 등 온라인 유통기업들은 블프와 광군제에 고객을 뺏길 수 없다는 절박함에 파격적인 가격전략과 혁신적인 이벤트를 동원했다. 이것이 블프와 광군제 분위기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비수기 쇼핑시장의 판을 키웠다.
실제로 11월의 쇼핑액도 최근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11월의 온라인쇼핑액이 7조5850억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라는 12월 쇼핑액(7조5311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섰고 올해는 10조원을 넘본다. 열기가 넘치자 할인행사에 참여하는 브랜드도 크게 늘고 할인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순수하게 민간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시장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이번 11월의 쇼핑축제는 정부가 주도해 해마다 가을에 여는 한국판 블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세페는 관이 주도하다 보니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도 내놓지 못한다. 그러니 참여기업은 해마다 줄고 열기도 식는다. 오죽하면 코세페를 두고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라는 지적이 나올까. 그런데도 정부는 내년에도 20억원의 예산을 코세페에 쓴다고 한다. 예산낭비다. 정부는 하루빨리 코세페를 민간에 넘기기 바란다. 대신 민간이 마케팅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멍석을 펴주는 조연자 역할만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