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디프 이은빈 대표 "차(茶) 매니아층 기반 수억대 매출 올려요"
2018.11.20 18:14
수정 : 2018.11.20 18:14기사원문
'거울 속의 꽃, 물 속의 달을 뜻하는 경화수월. 기문 홍차에 한국 벚꽃을 더해 독특하고 우아한, 비오는 날과 어울리는 블렌딩. 마시는 순간 다른 시공간에 있는 듯 황홀한, 꿈 같고 시 같은 차.'
차(茶) 블렌딩 업체 알디프가 만든 티백 속 문구다. 차 소믈리에를 자처하는 이은빈 대표(사진)가 직접 블렌딩한 차에 스토리를 입혔더니 폭발적인 반응이 왔다.
2016년 설립된 알디프는 직접 블렌딩한 차와 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기업이다.
최근 알디프에 시드 투자를 결정한 엑셀러레이터 매쉬업엔젤스는 차에 스토리를 입혀 대중에 다가간 알디프의 브랜딩 능력을 높게 사면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건강·저칼로리 등 추세를 타고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대표는 2010년 LG생활건강에서 화장품 개발과 브랜딩을 담당했다. 4년 간 브랜드 초기 전략부터 제향, 마케팅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5년차에는 중국 법인 마케팅을 총괄하는 직책까지 맡게 됐다. 중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의 감각을 높이 산 회사의 결정이었다.
이른 나이에 굵직한 업무들을 소화한 이 대표는 퇴사를 결심하고, 퇴사 후 1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쉬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 시절부터 소설로 위안을 받았던 그는 이 기간동안 소설 습작과 음악 등 평소 좋아하던 문화에 뛰어들어 본다. 차는 이 대표의 취미이자 특기였다. "소설을 한 번 제대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돈도 벌어야 했다. 내가 좋아하면서도 사회적 가치가 녹아들어 있고 돈도 벌 수 있는 일을 찾게 됐다."
차별화된 스토리와 브랜딩으로 차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알디프의 기반은 이렇게 다져졌다.
그즈음 이 대표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된다.
청사는 토스와 직방 등을 배출한 정부 기업 보육 기관이다. 2016년 당시 청사에는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들이 주로 입주했지만, 내부에서 업종을 다양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 대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처음에 블렌딩 티를 방수처리 된 삼각형 박스에 넣는 걸로 시작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티를 우린 뒤 티백 트레이로도 쓸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접목했다."
이 대표는 '힐링'이라는 가치와 스토리를 담은 제품에 회계와 마케팅 기능 등을 더해 알디프를 구체적으로 사업화해갔다. 2016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처음 선보인 알디프는 당시 목표액의 1600%를 초과 달성하며 대박났다.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티백과 티 퍼퓸, 티바 등 사업을 국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차를 마시는 행위는 내면에 집중하고, 사소한 행복을 느끼게 한다"면서 "이 경험들이 확대되면 사회를 좀 더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