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김정은, 서울 방문에 강한 의지 표명"
2018.12.30 17:22
수정 : 2018.12.30 17:22기사원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와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또 문 대통령과 함께 내년에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올해 무산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친서외교'를 통해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이런 내용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친서는 A4용지 두 장 분량이다. 김 대변인은 외교관례에 따라 친서 내용을 그대로 공개하지 않고, '의역'해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 문 대통령에게 연하장 형태의 인사말을 건네며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 또 두 정상이 한 해에 세 번씩이나 만나며 남북간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뤄냈으며,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지난 9월 평양에서 합의한 대로 올해 서울 방문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으나, 이뤄지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아쉬워했다'는 표현은 김 대변인의 의역이다.
김 위원장은 내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밝혀, 내년 남북 4차 정상회담 및 서울 답방이 재추진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내년에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친서 전달 경로에 대해 "구체적인 경로는 공개할 수 없으나 인편을 통해 전달받았으며, 북측 인사가 다녀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남북 사이의 여러 소통 창구 중 한 창구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친서에 비핵화 관련 조치나 북·미 대화에 대한 문구가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의 견인차, 지렛대 역할로 남북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포괄적인 수준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문구도 담겼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금명간 김 위원장에게 답장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특사를 파견할 지, 북측과 마찬가지로 비공개 방식으로 친서를 전달할 지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석달 만에 남북 정상이 '친서 외교'로 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게 됐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