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간 왕치산, 美에 작심발언 "내정간섭 안돼"
2019.01.24 18:00
수정 : 2019.01.24 18:00기사원문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사진)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무대에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미중 양국이 이달 말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둔 가운데 중국이 핵심 지도자가 기술탈취 문제 등 뜨거운 감자를 적극 제기해 주목된다.
24일 중국 경제지 차이신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23일(현지시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각국의 정책이 내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추세가 명확해지고, 국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장벽이 높아지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일방주의, 보호주의, 포퓰리즘이 점진적으로 만연하는 속에서 다자주의가 도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특히 왕 부주석은 미국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압박행보에 거침없는 불만을 터뜨렸다. 왕 부주석은 "각국의 주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추구하거나 타국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선택한 기술 관리 방식, 공공 정책, 평등하게 세계 기술 체계에 참여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주석은 이어 "기술 혁신·보급·이용에는 넓은 공간을 남겨둬야 한다"며 "선진국만을 위하거나, 특정 국가의 안보 표준을 세계에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왕 부주석이 미국이 중국의 첨단 산업 육성책인 '중국제조 2025'를 부당하고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거세게 압박하는 상황에 공개석상에서 반격을 한 셈이다. 왕 부주석이 기술 이전 강요 등에 적극 반박함에 따라 이달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구조적 변화'를 둘러싼 의제 논의를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