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가기구 수장 맡은 반기문 "미세먼지 문제에는 정파 없어"
2019.03.21 17:33
수정 : 2019.03.21 17:33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의 수장을 맡게 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반 전 총장과 40분간 면담을 하면서 "총장님은 유엔에서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가장 열심히 노력했고, 커다란 성과를 거두신 분"이라고 평가하고 "이번에 만들어지는 기구는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범국가기구의 성격이다. 범국가라는 표현에 반기문 총장님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
문 대통령은 또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과도 관련되어 있다. 한·중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런 일을 해주는 데 반기문 총장님만큼 더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면담 후 춘추관에서 직접 브리핑을 하고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주신 문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락 배경에 대해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은 지속가능발전목표,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고 국제사회가 이를 유엔 창설 후 최대의 업적으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퇴임 후 지난 2년 동안에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이행과 지구생태환경의 복원,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실현을 위한 전 세계인의 노력을 호소해 왔다.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전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수락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고 해서 미세먼지가 일거에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국민 여러분이 더 잘 알 것"이라며 "그야말로 개인에서부터 산업계, 정치권, 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다 함께 참여하는 기회를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책을 도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정치권을 향해 "정치권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접근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가리지 않고, 국경도 없다. 정치권 전체가 오직 국민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한마음으로 초당적·과학적·전문적 태도를 유지하며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요청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을 계기로 한 향후 정계복귀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다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반 전 총장은 (정계복귀) 이야기는 연목구어(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얻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반기문재단(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을 이번에 만들었는데 정관에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