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내부 '갈등폭발'..."孫 사퇴해야" "이제 갈라서자"
2019.04.05 10:37
수정 : 2019.04.05 10:51기사원문
당 내부에선 선거 참패에 대한 당혹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당이 깨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 의총서 이준석, 권은희 '손학규 사퇴' 촉구
바른미래당은 5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었다. 평소 당 행사에서 보기 힘든 유승민·이언주 등 당에서 활동하는 26명 의원 중 23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정의당·자유한국당은 물론 민중당 후보에게도 밀리며 당이 4위로 선거를 마친 데 대한 책임론으로 흘렀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공개 회의에서 "예의는 없겠지만 양해해달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간고사를 완전히 망쳤다. 이 상태로는 (수권 정당은) 불가능하다"면서 "우리 지도부는 즉시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해야한다"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그것이 싫다면 최소한 재신임 투표라도 해야한다. 지도부는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수 많은 판단미스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이 추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관련해서도 "손 대표 주변에 호남 인사가 많다고 해서 호남이 우리를 사랑하고 연동형에 공감하는 게 아니다"라며 "착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했으며, 손 대표에게 막말을 한 이언주 의원을 당이 징계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바른정당계 권은희 최고위원도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손학규 다움, 손학규 방식에 대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며 "바른미래당은 변화가 필요하다. 이대로 가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며 손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어 "우리 지도부들은 책임을 지고 '지금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여야한다"고 덧붙였다.
◆ 이찬열, "이참에 갈라서자" 폭탄발언
반면 국민의당계 의원은 "갈라서자"는 폭탄 발언을 하며 거칠게 맞받았다. 이찬열 의원은 "선거 결과는 선거 전략과 후보자와 아무 관계가 없다. 지지율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올라가느냐.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들을 하시는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떤 위원의 말처럼 자유한국당을 밀어주지 않고 우리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객지에서 한달 숙식한 당대표가 잘못한거냐. 소수 정당의 한계 속에서 어떻게든 우리당 존재감을 살리려고 한 원내대표가 잘못한거냐"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몇명 의원들의 내부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또 "맨날 중도니 보수니 국민 관심도 없는 걸로 싸우는데 득표율 3.57%만큼 표를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며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은 뜻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할 때"라고 했다.
김수민 의원은 "남은 선택은 하나다. 뭉치느냐 흩어지느냐, 바른미래당의 간판을 내릴 것이냐 말 것이냐가 문제"라며 "원칙은 심플하다.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 손학규, 당 균열 "단호히 대처"
손 대표는 사퇴론을 일축했다. 손 대표는 "아쉽고 쓰디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이런저런 비판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 힘들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단결하면 내년 총선에서 양당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분열이 당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데 대한 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을 흔들려는 일각의 시도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우리는 단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치개혁, 민생개혁의 길에 매진해서 창당 선언문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