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가게, 장바구니없는 손님에 '민망한' 비밀봉투 제공
2019.06.12 15:57
수정 : 2019.06.12 16:02기사원문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캐나다의 한 식료품 가게가 상점 로고 대신 다소 부끄러운 문구를 새긴 비닐봉투를 손님에게 제공한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가디언은 벤쿠버의 이스트웨스트마켓이 기후 변화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이같이 유쾌한 아이디어를 내놨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리 퀀 이스트웨스트마켓 사장은 "고객들을 당황하게 만드려는 의도는 아니다"며 "손님들이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언가 강요하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며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세운 셈이라고 덧붙였다.
퀀 사장이 처음부터 이런 황당한 생각을 해낸 것은 아니다. 고객들의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 5센트(약 400원)씩 비용을 부과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며 봉투 소비량은 여전히 줄지 않았다.
그래서 도입한 것이 바로 이 민망한 비닐봉투다. 퀀 사장은 "이 봉투로 고객들이 자신의 소비 습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00개 한정으로 제작된 비닐봉투를 사겠다고 나선 당황스러운 손님도 있었다. 퀀 사장은 "이 아이디어를 좋아한 몇몇 손님이 비닐봉투를 수집하는 등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벌어졌다"고 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번 계획은 효과가 있다며 "(장바구니를 갖고 다니지 않고) 비닐봉투를 갖게 되면 어디서 이게 생겼는지 친구들에게 설명을 시작해야 한다"면서 환경문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퀀 사장은 비닐봉투에 새겨넣은 디자인을 담은 에코백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는 이슈를 만들고 싶었을 뿐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며 "어쨌든 잘 된 일이다"고 했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오는 2021년부터 비닐봉투,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0일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다음 세대들을 위한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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