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본시장 눈돌리는 中 은행들… 단기 유동화증권 4.8배 늘어 4조8000억

      2019.07.02 17:07   수정 : 2019.07.02 17:16기사원문
중국 은행들이 최근 국내 자본시장에서 단기 유동화증권으로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태, 미·중 무역전쟁 촉발로 급감했던 중국발(發) 유동화부채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 은행 및 기업의 정기예금과 채권담보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기 유동화증권(ABSTB, ABCP) 발행잔액은 4조840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 초(8322억원)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4.8배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정기예금을 유동화한 증권이 4조8092억원으로 전체의 99.3%를 차지했다.

이들 유동화증권은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의 예·적금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은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50% 이상 보유, 신용평가사는 이들을 사실상 국유은행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310억원은 기업들의 채권담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증권이다.

중국발 유동화증권이 급증한 데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환 마진을 누리기 위한 중국 은행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유동화증권 발행을 주관하는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기업의 회사채를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은 발행에서 제외했다. 또 만기 3개월 미만의 단기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유동화증권 발행에 집중했다.

중국 경제의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고 판단, 자칫 국내 금융사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 관련 유동화증권 중 81.4%는 3개월 미만의 초단기 증권으로 채워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CERCG, 미·중 무역분쟁 촉발로 중국 관련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국 관련 유동화증권 발행을 거의 하지 않다가 최근 2~3개월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다만 중국 경제 리스크를 고려해 1개월 미만의 증권 위주로 취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빠르게 급증하는 중국 관련 유동화증권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중국 내 은행들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유은행이라도 정부의 지원 가능성 등 정부와의 연결고리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중국의 경기지표는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5월 산업생산은 자동차 및 전력 부문을 중심으로 5.0% 증가에 머물러 1·4분기(6.5%)에 비해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됐다.
기업의 전반적인 업황을 나타내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4로 3개월 만에 기준치(50)를 하회하는 등 기업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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