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FATF 규제’ 특금법, 블록체인 금융사업 전반으로 논의대상 확대

      2019.08.11 11:46   수정 : 2019.08.11 11:46기사원문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규제권고안 이후 본격화된 ‘암호화폐 규제’ 적용 논의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커스터디(Custody, 3자 수탁형태 암호화폐 보관·관리)와 장외거래(OTC) 등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크립토 금융)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전통 금융권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 토큰화(Asset Tokenization) 부문 역시 ‘한국판 FATF 규제’로 불리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안이 정의한 가상자산(암호화폐) 및 취급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를통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금융서비스의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유형 따라 실명계좌 예외 적용”


11일 국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를 거쳐 지난 3월 대표발의한 후,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특금법 개정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인‧허가제 요건에 예외조항을 두고 있다.


시행령을 통해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암호화폐 취급업소의 영업신고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핵심 요건인 실명계좌과 관련, ‘가상자산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FIU원장이 정하는 자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고 명시한 것이다.


현재 김 의원안은 △가상자산으로 용어 통일 △가상자산 취급업소(암호화폐 거래소 등) 범위는 가상자산 관리, 보관, 매매, 이전 등 △적용 대상 거래는 가상자산과 금융자산 교환, 가상자산 간 거래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FIU 핵심 관계자는 최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 등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상자산 서비스 양태가 커스터디 등을 포함해 매우 다양하다”며 “실명계좌를 꼭 발급해야 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어서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예외조항 등 관련 시행령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크립토 금융 다양성 반영, 신고 요건 구체화해야”


FATF도 지난 6월 한국 등 37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제시한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가상자산 관련 국제기준 및 공개성명서)을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s)와 관련, 개인과 법인을 위하여 또는 대리하여 △가상자산과 법정통화 간 거래 △한 가지 이상의 가상자산 간의 거래 △가상자산의 이체(전송) △가상자산과 가상자산을 통제하는 프라이빗 키(개인열쇠) 등 도구의 보관 및 관리 △가상자산 발행자의 청약, 판매와 관련된 금융 서비스에 참여하는 자 또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로 서비스 다양성을 규정해 놨다.


최근 국내외에서 ‘디파이(De-Fi·탈중앙화된 금융)’란 이름으로 확산되고 있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핀테크(크립토 금융) 등도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s)에 포함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또 FATF 회원국 은행에 적용되고 있는 ‘여행 규칙(Travel rule)’을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VASPs)에게도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즉 달러 등 법정화폐와 마찬가지로 암호화폐를 주고받는 당사자(발신자와 수신자) 모두의 신원을 파악한 뒤, 거래를 지원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블록체인법학회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김병욱 의원의) 특금법 개정안에 담긴 가상자산 취급업자 범위와 FATF 권고안에서 규정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의 범위는 대략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실명계좌 등 특금법의 신고 수리 요건이 모든 가상자산 취급업자에게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향후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업태 등에 부합하는 신고요건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