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삼성 ‘효율화’ SK ‘감산’
2019.08.11 17:26
수정 : 2019.08.11 17:26기사원문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공정 효율화와 웨이퍼 투입량 축소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산공정 효율화와 전환 중심의 소극적인 방식이고, SK하이닉스는 웨이퍼 투입량 감축하며 적극적인 감산에 중점을 뒀다. 생산량을 줄인다는 방향은 같지만 구체적인 방법에선 대조적인 모습이다.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량 조절 전략이 차이가 나는 것은 우선 제조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의 차이 때문이다. 제품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업황 둔화 시기에 생산 단가가 낮을수록 버텨낼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지난 2·4분기 영업이익률의 차이도 업체별로 최대 2배 이상 벌어졌다.
세계 시장 1위의 삼성전자의 경우 생산량과 기술력 우위로 제품 생산단가가 다른 기업들보다 낮아 생산량을 최소화하는 수준에서도 시황 악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황이 하락할 경우 수익성에 큰 영향을 받는 업체들은 적극적인 감산으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지난 2011년 반도체 불황기에도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체였던 일본, 대만 업체들의 경우 대규모로 감산에 돌입했었다.
담합에 대한 우려도 국내 기업들이 동일한 생산 전략을 추진하지 않는 배경으로 꼽힌다. D램의 경우 이미 전 세계 시장 2, 3위 기업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감산 계획을 밝힌 상황이어서 삼성전자 마저 가세할 경우 담합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반도체 업체들의 담합 관련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생산하는 제품군의 차이와 전자제품 사업 보유 여부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전자 제품을 다른 사업부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량 소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경우 그룹 등 관계사 가운데서 대규모로 반도체를 사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업황의 흐름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하락 국면이 지나간 후 시장 판도와 업체들의 경쟁력 등에서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생산 전략이나 기술력의 차이가 향후 실적은 물론 생존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될 것"이라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