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LCD 어렵다고 포기안돼"..'기술의 삼성' 역설

      2019.08.26 14:37   수정 : 2019.08.26 16:07기사원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의 저가 공세로 삼성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침체에 빠진 와중에도 신기술 기반의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 투자 의지를 꺾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제외 조치 이후 나선 국내 사업장 현장경영을 통해서도 위기 극복의 열쇠로 '기술 혁신'을 누차 강조했다.

■"LCD 어렵다고 대형 패널 포기안돼"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경영진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부회장)을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대표(사장), 김성철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남효학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 곽진오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부회장과 경영진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향후 디스플레이 로드맵 등 미래 신기술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폴드에 탑재되는 폴더블(접는) 디스플레이 등 최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생산라인도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직접 찾은 것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LCD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임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부회장은 중국의 공세에 맞서 미래 혁신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며 "지금 LCD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BOE 등 중국 업체들이 LCD 패널을 저가에 대량 공급하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한때 LCD 기반의 TV 패널 시장 최강자였지만 수익성 악화로 LCD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8.5세대 LCD 라인을 향후 대형 OLED 분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등 차세대 고부가가치 혁신 기술을 통해 자동차와 가상현실(VR)에 적용하는 HMD(머리 착용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사업 제품군에서 시장 선도 전략을 추진중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 시행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 해법 '미래 기술' 강조
일본 정부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 이후 이 부회장이 삼성 생산라인을 방문한 건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결정 직후 전자계열 긴급 사장단 대책회의를 소집했으며, 다음 날(6일) 삼성전자 온양·천안사업장을 시작으로 평택사업장(9일), 광주사업장(20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는 현장경영을 이어왔다.

이 부회장이 일본의 수출 제재 이후 국내 사업장 릴레이 현장경영에 나선 건 엄중한 위기라는 상황 판단과 임직원들의 불필요한 동요를 막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어서다.
이 부회장이 사업장 방문때마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 해법으로 미래 기술 발굴을 핵심 메시지로 던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난 6일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사업장에선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논의했고, 지난 20일 광주사업장 방문 당시에는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전통 가전제품에 대한 생각의 한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열린 현장회의에서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며 "기술만이 살 길"이라고 재차 '기술의 삼성'을 강조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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