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잘 되는데..부채가 자꾸 늘어서 불안해요"

      2019.09.16 22:22   수정 : 2019.09.16 22: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A씨 부부(45·48세)는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랫동안 큰 제과점의 직원으로 일하다가 3년 전 그동안 모은 돈과 이사하면서 얻은 전세보증금 일부를 갖고 경기도의 한 신도시에 작은 빵집을 창업했다. 그러나 매달 다가오는 몇 건의 대출이자 납부일과 카드결제일, 직원들 월급날이 다가오면 초초하고 답답해진다.

게다가 거래처 미수금도 매달 몇 십만원씩 쌓이면서 지금은 3000만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주변에 비슷한 가게들이 생기면서 매출이 전에 비해 조금씩 줄고 있다. 어느 때는 잔고가 1000만원 이상이고, 어느 때는 100만원도 안 돼 은행 대출이자 내기도 빠듯하다.
대출을 효율적으로 빨리 갚고 싶다.

A씨 부부의 월수입(카드매입과 현금)은 1400만원이다. 사업지출로는 830만원(제품원가비용 380만원, 인건비 180만원, 대출이자 및 금융비용 210만원, 기타 운영비 60만원)이 들고, 가계지출로는 고정지출(250만원)과 변동지출(320만원)을 합해 570만원이 든다. 자산으로는 전세보증금 2억8000만원과 사업장 임차보증금 1억5000만원이 있다. 부채로는 전세보증금대출 2000만원, 기업대출 3억3000만원, 개인채무 3000만원, 보험약관대출 200만원 등 3억8200만원이 남아 있다.

금융감독원은 A씨 부부의 경우 소신있게 사업은 운영하고 있지만 사업과 가정의 월평균 현금흐름이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창업 당시 사업장의 무리한 대출 비율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사업과 가계소득을 한 통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 A씨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봤다.

결국 수입(매출액)과 소득(수입에서 비용 등을 차감한 금액)의 구분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이달 매출이 1400만원이라면 사업운영자금과 가계 총지출(고정지출+변동지출)의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데 투자하거나 가계지출에 더 사용한 것이다.

금감원은 지출을 하더라도 예산을 세우고, 그 안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재무관리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계획적인 지출관리가 필요한 곳은 개인이나 가정 및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 현금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상담 1일차부터 가계부를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A씨의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 지출 중 자녀의 교육비와 외식비, 주변 모임으로 인해 지출하는 비용이 많았다. 가계부와 같은 인식이 있어야 실제적인 지출통제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업주의 월급을 부부가 함께 상의해 정하는 한편 사업용과 가계자금의 통장을 분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정경제는 A씨 혼자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의 공감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자녀에게도 어려운 경제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부모와 함께 이겨내는 과정을 배운다면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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