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에 서초동촛불 "멘붕"vs 보수 "여론불리 도망"
2019.10.14 15:42
수정 : 2019.10.14 16:17기사원문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조국 법무부장관 지명이후 격렬한 찬반 대결을 펼쳐왔던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은 14일 조 장관의 전격 사퇴에 극명한 온도차를 나타냈다. '조국 지지와 검찰개혁'을 내세우며 서초동의 촛불집회를 이끌어온 진보진영은 거의 '멘붕' 분위기이다.
9차례의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이끌면서 조 장관에 대한 지지와 문재인 대통령을 응원해오던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적폐청산연대)'는 이날 오후 조 장관 사퇴 뒤 "멘붕(멘탈붕괴의 줄임말, 좌절감을 극적으로 표현한 용어)이다"고 밝혔다.
앞선 7차와 8차, 2번의 대규모 집회 이후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12일 9차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고, 조 장관이 이날(14일) 오전 15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검찰개혁 방안 발표에 힘을 주면서 개혁과제 수행을 이어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적폐청산연대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바 없다"면서 "(주최 집행부에서)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지만, 오늘 중 별도 입장 발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차 집회 추진과 다른 방법으로 정권지지 등 의견 개진에도 말을 아꼈다.
'서초대첩 최후통첩'이라는 부제가 붙은 10차 집회는 잠정 중단이 예정돼 있었다. 다만 이들은 '최후통첩' 옆에 'We'll be back(윌 비 백)'이라는 문구도 추가했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온 'I'll be back(아일 비 백)'대사를 패러디해 언제든 검찰이 개혁에 저항할 경우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겼다.
반면 조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한 규탄의 목소리를 내면서 '맞불집회' 성격 성토를 이어오던 보수단체 측은 "조 장관이 (문재인 정권의) 여론이 안좋으니 도망한 셈"이라며 사퇴에 환영의 뜻을 더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3.0%p 하락한 35.3%로 집계되자 조 장관 거취가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지지율은 2주 연속 하락해 올해 3월 2주차(36.6%)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유연대 관계자는 "잘된 일"이라면서 "주말 집회는 앞으로 공정한 수사 요구와 사법부의 조 장관 일가 수사 방해에 대한 압박집회로 변경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조 장관의 동생 조모씨의 영장기각을 "대한민국 법치의 몰락"이라면서 "(영장기각) 판결은 법과 원칙이 아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내려졌고, 이 때문에 사법부마저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반대도 집회 내용에 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연대 측은 "여야와 상관 없이 공수처 설치가 '검찰 위의 검찰', 즉 옥상옥이 될 수 있어서 정권 입맛에 따라 수사하는 권력남용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조국 장관 사퇴에도 불구하고 자유연대의 대규모 집회는 19일 재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