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백원우 특감반원' 관련 서초署 압색…경찰 당혹감(종합2보)
2019.12.02 20:18
수정 : 2019.12.02 20:53기사원문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황덕현 기자,권혁준 기자,손인해 기자 =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대전지방경찰청장)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에서 근무한 A 수사관 사망의 진상 규명에 본격 나섰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경찰은 당혹감을 드러냈다.
2일 검경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은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A수사관은 황 청장 사건 수사의 참고인이었다. 검찰은 전날(1일) 오후 6시 그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A수사관은 조사를 3시간여 앞두고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수사관은 하명수사 의혹이 불거진 2018년 당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별도로 편성했다는 이른바 '백원우 특감반'에 소속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원우 특감반' 중 일부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내려가 김 전 시장 수사 상황을 점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에 A수사관은 청와대, 경찰청을 거쳐 울산경찰청으로 이첩됐다는 '김기현 비위 첩보' 문건의 생산 경위와 이번 의혹과 관련 백 전 비서관의 역할을 밝혀낼 핵심 인물로 꼽혔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고인은 최근까지도 소속 검찰청에서 헌신적으로 근무해 온 것으로 알고 있고, 검찰은 고인의 사망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A수사관의 휴대전화와 유서를 확보해 사망 경위에 관해 확인할 예정이다. 또 '백원우 특감반' 의혹과 관련된 단서가 남아있는지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 '윤석열 검찰총장께 죄송하다. 면목 없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란다'는 취지의 메모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수사관과 윤 총장은 같은 수사팀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고인의 사망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 외에 별도 수사 상황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사망원인을 수사하고 있던 경찰은 검찰의 압수수색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경찰은 사건 이후 명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 감식과 주변 폐쇄회로(CC) TV 확인, 부검 실시 등 수사를 진행했다"면서 "또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와 휴대폰에 대한 분석 등 추가 수사도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당연한 절차로, 향후에도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면서 "휴대폰 포렌식 과정 참여 등 필요한 수사 협조를 검찰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