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 막는 규제

      2020.01.09 17:54   수정 : 2020.01.09 17:54기사원문
"올해 11개 점포를 폐점하고, 32개 점포를 통폐합할 예정입니다."

지난 7일 열린 롯데하이마트 메가스토어 잠실점 오픈 간담회에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밝힌 올해 매장 운영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를 비롯해 국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최근 너나없이 매장 줄이기에 나섰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도 2016년 147개의 점포를 운영했지만 지난해 142개로 줄었다. 매장이 많을수록 인건비와 임대료, 운영비 등 고정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e커머스와 경쟁이 힘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자리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은 일자리 창출에 효자 노릇을 해 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 백화점은 최대 5000명가량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중소형도 2000~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러나 e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지친 유통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매장 줄이기에 나서면서 일자리 창출은 고사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오프라인 매장은 매장당 고용인원이 많다보니 매장을 없애거나 합칠 경우 떠나야 하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까지 올해 e커머스 강화에 올인한다고 공언했다. 한때 일자리 창출의 일등공신이던 유통산업은 이제 그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다.

e커머스가 발달하면 관련 일자리가 늘어날 것 같지만 오프라인 유통 매장처럼 대규모 일자리 창출은 힘들다. 일례로 국내 한 대기업 유통사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200여명의 신입사원을 뽑았지만 지금은 20명도 채 뽑지 않는다.

'일자리의 보고' 유통업계를 다시 살릴 수는 없을까.

유통산업은 전통적으로 일자리 창출의 보고다. 백화점, 마트, 외식산업 등 각종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을 해왔다.

국내 1위 유통업체인 롯데그룹만 해도 종사하는 인원만 10여만명이다. 납품업체 등 간접적인 고용까지 합치면 35만개의 일자리가 롯데를 통해 창출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이 위기라고는 하지만 새로운 형태의 매장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e커머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급증하긴 했어도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아예 찾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세계가 시도하고 있는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가 대표적이다. 교외에 생겨나고 있는 쇼퍼테인먼트형 아울렛 역시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 드물게 선전하면서 출점을 늘리고 있다.

스타필드 하남은 5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고양은 3000명, 위례는 1500명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규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규모 점포 개설자 주변 상권 사업자에 대한 상권영향평가 분석범위를 '소매점'에서 '입점이 예정된 모든 주요 업종'으로 변경한 개정안을 지난해 12월 28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음식료품 위주의 종합소매업 이외에도 입점이 예정된 업종과 동일한 업종의 모든 기존 사업자에 대한 영향분석을 해야 한다. 소매업 전 업종이 상권영향평가 대상에 들어가면서 복합쇼핑몰에 들어서는 체육·문화·오락 시설까지도 규제 대상이 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실업 문제가 심화되면서 어느 정부건 일자리 창출이 가장 큰 과제가 됐다. 정부 주도의 단기일자리로는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없다.
청년층과 30~40대에 안정적인 정규직을 제공하도록 규제를 푸는 게 답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생활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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