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美대선 못 이긴다?…버니 샌더스 발언 의혹
2020.01.14 09:04
수정 : 2020.01.14 09:04기사원문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 유망주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경쟁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에게 여자는 대선에서 이기지 못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NN은 13일(현지시간)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소식통 중 2명은 회동 직후 워런 의원으로부터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다른 2명은 회동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당시 두 사람 모두 2020년 민주당 경선 출마를 고려 중이었다.
소식통들의 설명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여성 유권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으며, 경제 문제에 있어 탄탄한 논거를 내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샌더스 의원은 "여자가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는 취지로 대답했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워런 의원은 이 자리에서 샌더스 의원의 해당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한다.
샌더스 의원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CNN에 보낸 성명에서 "워런이 내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한 그 회동에서 내가 '여자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고 믿는 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이오와 코커스 3주 전, 그리고 그 개인적인 대화 1년 후에 그 방에 없었던 직원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거짓말을 하는 상황이 슬프다"며 "그날 밤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성차별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가 2020년 대선에서 여자가 이길 수 있느냐고 믿느나고? 당연하다"라며 "어쨌든 힐러리 클린턴은 2016년에 트럼프를 300만표차로 이겼다"고 강조했다. 힐러리 당시 후보는 득표수로는 트럼프 후보를 앞섰으나 선거인단 제도로 인해 결과적으로 패했었다.
한편 워런 의원은 올해 미국 대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샌더스 의원 등 민주당 '빅3' 중 유일한 여성 주자다. 그는 정치권에서의 성차별주의와 성적 불평등을 지적해왔다.
일부 남성 동료들이 자신에게 "좀 더 웃어라"라고 조언하거나, 자신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단념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워런 의원은 지난해 11월 선거캠프 이메일을 통해 "반복적으로 우리는 '여성은 화를 내선 안 된다'는 말을 듣는다"고 지적했으며 지난해 12월엔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내게 '앉아서 조용히 하라'고 말한 건 대부분 남성이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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