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이정도·신지연·주영훈…끝까지 靑 남을 '文지기'는
2020.01.27 07:01
수정 : 2020.01.27 07:01기사원문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유송화 전 춘추관장 등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대통령의 곁을 끝까지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참모들이 4·15총선 출마로 속속 청와대를 떠나면서 올해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문 대통령이 어떤 참모들과 임기를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27일 현재 '문지기'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은 신동호 연설비서관과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과 주영훈 경호처장,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이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임명된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중 지금까지 청와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이다. 행정관급으로는 한정우 부대변인, 김재준 제1부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꼽힌다.
시인 출신인 신동호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 대선캠프를 거쳐오는 동안 메시지를 담당해왔던 인물이다. 한때는 문 대통령의 '빨간펜' 표기가 가득한 메시지 수정본이 내려와 일을 관둘 생각도 했으나, 문 대통령이 신 비서관을 믿고 다독였고 최근에는 연설문 수정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연설비서관 자리가 그만큼 문 대통령과 전(全) 분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야 하는 자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새로운 비서관이 인선될 경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잖이 필요한 만큼 신 비서관의 '5년 완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청와대의 '곳간지기' 이정도 비서관은 취임 초 생활 경비에 대한 문의를 하는 문 대통령에게 "전세를 들어왔다고 생각하시라"는 발언을 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연초 취임이 아닌 5월에 취임했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의 연차 일수를 21일에서 14일로 7일을 줄이기도 했다. 본래 총무비서관 자리는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막후실세로 알려져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아왔으나, 문 대통령은 자신과 연고가 없는 예산정책 전문 행정공무원(기획재정부 출신)인 이 비서관을 발탁해 일을 맡겼다.
이 비서관은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총무비서관실을 운영했고, 이에 일각에서 '융통성이 없다'는 불만 아닌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만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문제삼는 자유한국당에 이 비서관이 감사원의 판정승을 거두면서 쏙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이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종종 경내 산책을 할 때 자주 동행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정권의 도덕성에 세간의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안정성을 위해 후임자 찾기가 어려운 자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을 최근접 보좌하는 신지연 비서관은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문 대통령 내외의 인정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언론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담당하는 제2부속비서관, 다시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인사 중 한 명인 제1부속비서관으로 임명돼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출신인 신 비서관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연설 및 패션 등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조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필하는 또 다른 인사인 주영훈 경호처장은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을 경호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로 내려가 경호를 책임졌고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에도 봉하마을에 남아 권양숙 여사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일인 2017년 5월 10일 주 처장을 두고 "친근한 경호·열린 경호·낮은 경호를 목표로 경호실이 거듭나도록 할 적임자"라고 칭하며, 그의 임명을 직접 발표할 정도로 주 처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하다.
이외 문 대통령 대선캠프 시절 공보기획팀장을 지낸 동아일보 기자 출신 조용우 비서관이 문 대통령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국정기록비서관으로 역할하고 있다. 조 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이자, 공보업무 담당 이력으로 유 전 관장 뒤를 잇는 후임 춘추관장으로 거론된다. 행정관급 중에서는 한정우 부대변인과 김재준 선임행정관 등이 대표적인 '문지기 인사들'로 언급된다. 대선캠프에서 문 대통령을 묵묵히 보좌한 인물로도 꼽히는 두 사람은 언론인들에게도 신망이 높다. 한 부대변인은 청와대 4기 대변인 후보로도 언급된다.
문 대통령은 4월 총선 직후 총선 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락한 여야인사들을 추려 수석급 이상을 포함한 청와대 개편을 단행, 집권 말 '청와대 안정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국무위원들에 대한 활용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경우, 청와대 차기 비서실장설이 나온다. 현 노영민 실장은 지난해 1월 8일 임명돼 올해 1월 취임 1년을 맞았다. 정치권에서 노 실장은 다가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박영선 장관은 서울시장을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복심'을 불러들일 가능성도 있다. '일생의 동지'인 노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역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