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번진 코로나, 추경 머뭇거릴 여유 없다
2020.02.21 18:05
수정 : 2020.03.13 17:04기사원문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휩쓸지 않은 곳은 없을 정도다. 대구·경북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그나마 청정지역으로 분류됐던 경남, 경기, 충북, 제주, 전북 등에서도 감염 확진자가 나왔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병원 내 의료진 감염도 발생했고, 제주 해군·증평 육군·계룡대 공군 등 육해공군 부대까지 무방비로 뚫렸다. 일각에선 팬데믹(대유행)이 이미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국민들 불안이 끝도 없이 커지는 가운데 걱정되는 게 우리 경제다. 특히 개인 자영업자들 비명소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실상은 더 처참하다. 경기부진에도 인건비·임대료는 오르고, 여기에 코로나19 강펀치까지 맞아 하루하루 도산 공포까지 떠안고 있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4·4분기 사업소득은 5분기 연속 감소세로, 이 통계 작성 후 최장기간 악화를 기록했다. 제조업 등 산업현장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지다. 여전히 중국발 부품공급 차질로 공장의 정상가동이 원활치 않다. 불황의 끝이 안 보이면서 감원 태풍도 불 조짐이다. 업계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렸던 에쓰오일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한다. 코로나 치명상을 입고 있는 항공·유통업계 역시 희망퇴직, 무급휴직, 점포정리 등 비상계획을 실행 중이다.
국내외 기관들은 잇달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로나 충격 속에 정부도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다시 '전례없는 특단의 대책'을 언급했다.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중차대한 위기국면에서 특단의 대책이 어설픈 백화점식 지원책이 돼선 결코 안될 일이다.
손을 쓸 수 없는 상태로 가기 전에 정부가 적극대응 자세로 경기부양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당장이라도 긴급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날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지만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경직된 규제는 재빨리 풀고 과감한 지원책은 바로 실행돼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꿈적댈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