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50일, 경제 ‘퍼펙트스톰’ 대비해야
2020.03.09 18:01
수정 : 2020.03.09 18:01기사원문
이탈리아는 8일 하루에만 1429명이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가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 15개 지역이 전격 봉쇄됐다. 이탈리아 북부지역은 자동차부품 업체 등이 밀집한 상공업지대다. 이 지역이 마비되면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역이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미국 전역도 바이러스 영향권에 들어갔다. 워싱턴,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금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촘촘히 얽힌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전 세계가 동시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피해액은 1조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이 400억달러 정도였다. 연일 요동치는 글로벌 시장 움직임은 침체 불안을 반영한 것이다. 9일 국제유가는 수요부진 등이 겹쳐 한때 30% 이상 폭락세를 보였다.
이미 내수·수출 복합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경제는 글로벌 퍼펙트스톰 앞에 더욱 힘겨운 나날이 예고된다. 국내외 기관들은 앞다퉈 우리 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4%로 또 하향조정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코로나19로 우리 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하락하고, 취업자수도 36만명 가까이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기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데 정부는 얼마나 신속히 대응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긴급추경을 통해 11조원의 대규모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지만 느리고 더디다. 자금지원을 약속했지만 정작 일선에선 도움 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더 큰 위기에 빠지기 전에 장기비전을 가지고 빠른 걸음에 나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