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KF94 마스크 생산 가능할까?

      2020.03.12 13:47   수정 : 2020.03.12 13: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11일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개성공단에서는 KF94, KF80 등급의 마스크 생산이 가능하다"며 개성공단을 가동해 마스크 품귀사태를 해소하자고 말했다. 남북이 모두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하지만 사전인증을 받아야 하는 KF마스크를 개성공단에서 생산이 가능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KF마스크 생산? 기업들도 "그건 아냐"
12일 개성공단기업들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개성공단기업의 60% 이상이 섬유봉재기업이었기 때문에 마스크 생산에 문제가 없고, 인도적인 사안인 만큼 대북제재 면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재가동 되더라도 KF인증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KF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다"면서 "일반 면마스크에 멜트브라운(정전기필터)을 부착한 제품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면마스크라도 정전기 필터를 부착하면 KF80 정도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관계자는 "KF제품을 생산하려면 새로 설비투자를 해야 한다"면서 "개성공단기업중 남한에서 KF마스크를 생산하는 업체가 있는데 준비하고 돌려보고 하는데 3개월 정도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당장 마스크가 급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생산해야 하는 요구와는 맞지 않는 셈이다.

■마스크는 의약외품…허가 받아야 인증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만든다고 해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기준으로 의약외품은 품목을 만들려면 의약외품 제조업 허가가 있어야 하고, 의약외품도 사전에 품목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식품은 제조업 허가만 있으면 뭐든지 만들수 있지만 의약외품은 품목별로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는 의약외품이기 때문에 품목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특히 KF 마스크는 별도의 인증도 필요하다. 검사를 받을 제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생산을 하고 전문기관에서 의약외품마스크 시험성적서를 받아야 한다. 이를 식약처에 제출하면 검토해 허가를 해주는 방식이다.

다만 마스크 생산을 위해 정부가 특례를 만들게 된다면 이같은 절차가 대폭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고 싶어도 북한의 승인 없이는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모든 외부와의 연결통로를 폐쇄한 상태다.


통일부 당국자는 "개성공단 가동은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국경을 완전 차단하고 방역을 집중하고 있는 사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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