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습하는 실업공포… 실업급여는 간당간당
2020.03.24 17:21
수정 : 2020.03.24 17:21기사원문
실업공포는 지금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초유의 이동 봉쇄령에 생산·소비 일체가 파탄이 난 상황에서 실업대란은 시간문제다. 내수·수출 복합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고용대란이 멀지 않아 보인다. 항공·자동차·정유·전자 등 수십년간 한국 경제를 떠받쳐준 산업계는 연일 생존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놓고 있다. 24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부터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골자로 한 3차 자구안을 발표했다.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은 이날부터 전 노선 운항중단을 선언했다. 임원 전원 사표, 경영진 임금 반납, 전 직원 단축근무 등이 지금 항공업계의 생존방식이다. 머지않아 인력 구조조정 칼바람이 예고될 수밖에 없다. 여행·숙박업 등으로 여파가 확산돼 곧 일자리 수십만개가 사라질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실직 피해는 전 업종으로 확산될 우려가 크다. 요즘 북새통을 이루는 고용센터 실업급여 창구 앞엔 숙박·음식업은 물론 제조·건설업 등 전 분야 종사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감원 대신 휴업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도 빗발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비상경제회의에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라"는 주문도 했다.
실업 공포만큼이나 걱정되는 게 실업급여 재정고갈이다. 실업급여 신청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증가해 지난 2월 10만7000명으로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실업급여 계정은 2024년 바닥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려 시기는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보험료율을 0.3%포인트 올렸지만 근본대책은 아니다. 전례 없는 위기 앞에 기업 폐업과 도산을 막으면서 동시에 기업에 의욕을 불어넣는 개선책들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