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총선, 이제 경제위기 탈출이 급선무
2020.04.15 23:38
수정 : 2020.04.15 23:38기사원문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코로나19 사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 변수는 민주당에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회의를 소집하고,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내리는 등 경제위기 대응에 발빠르게 움직인 덕도 봤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50%를 웃도는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이 그 증거다.
반면 통합당은 '문재인 반대' 외에 자기만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병, 예컨대 빈부격차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유권자들은 통합당이 과거 새누리당 시절과 무엇이 다른지 뚜렷한 차이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중간 부동층은 이런 통합당에 마음을 주지 않았다.
승자인 민주당에 당부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첫째도 교만, 둘째도 교만, 셋째도 교만이다. 이런 때일수록 승자의 아량이 필요하다. 정책도 밀어붙일 게 아니라 되레 귀를 더 열어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여기서 멈추고, 혁신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기 바란다. 지금은 모든 에너지를 경제살리기에 쏟아부어야 할 때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가치는 일자리다. 문 대통령은 며칠 전 "IMF 위기 때 일자리를 잃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며 "경제살리기의 시작도 끝도 일자리"라고 말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민주당이 이념을 고집하기보다는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유능한 집권당으로 거듭 나기 바란다.
패자인 통합당은 영국 보수당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200년 전통의 보수당은 지키는 보수(保守)가 아니라 고치는 보수(補修)를 중시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영국 복지국가의 틀은 사실 노동당과 보수당의 합작품이다. 요컨대 보수당은 변화를 두려워 하기는커녕 오히려 변화를 주도했다. 이에 비하면 통합당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건강한 정치는 건강한 여야 관계에서 나온다. 이는 상대방을 적이 아니라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자세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이 말한 통합의 정치는 아직 미완성이다. 새로 출범할 21대 국회가 국민 통합을 실천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