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만에 돌아온 김정은… 다음날 우리軍 GP에 총격

      2020.05.03 17:22   수정 : 2020.05.03 19:42기사원문
'식물인간설', '사망설' 등 각종 추측이 난무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돌아왔다. 뚜벅뚜벅 걷고, 담배를 피우며 건재한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신을 둘러싼 건강이상설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김정은 신변이상설'이 해프닝으로 끝나면서 그동안 간접적으로 김 위원장에 대해 "특이동향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던 청와대와 정부의 자신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남북협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재등장 직후인 3일 우리 군의 감시초소(GP)로 북한군이 쏜 실탄이 날아들면서 찬물을 끼얹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은, 20일만에 '건재' 확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5·1 노동절에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지난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수행을 받으며 공장 현지에 참석, 준공식 테이프를 끊고 행사 연단에 앉아 있는 모습 등이 공개됐다.

같은날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준공식에서 자연스럽게 걸어다니고 담배를 피우며 주변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공개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해 말을 아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활동 재개 소식이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전날 오후만 해도 "나는 아직 김정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위원장과 관련해 "특이동향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던 청와대 역시 거듭 각종 추측과 관련해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보도를 보면 걸음걸이가 달라졌다거나 수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은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번 특이사항 없다는 것과 동일하다"고 거듭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수술을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를 판단하는 근거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부분은 밝히기가 어려운 부분"이라고만 했다.

■文 '남북협력 구상' 탄력받나

김 위원장의 건재함이 확인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남북협력 정책도 탄력을 받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고지도자의 의지가 없으면 남북 간 각종 사업은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당장 '독자적' 남북협력 의지를 드러냈던 문 대통령의 구상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4·27 판문점선언 2주년'을 맞아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 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코로나19 공동 대응을 비롯해 △가축 전염병 △접경지역 재해 재난 △기후환경 변화 △동해선과 경의선 연결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사업 △이산가족 상봉과 실향민 상호 방문 추진 등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일 취임 3주년을 맞는 가운데 또 한번 '대북메시지'를 발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에서 아직 특별히 연락이 온 것은 없지만 희망적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날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GP내 총격을 가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재등장 직후라는 점에서 각종 추측을 낳고 있다.

군은 일단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GP 탄흔을 포함해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
행위 자체의 의도성은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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