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웅들을 위한 숲의 선물

      2020.05.10 18:37   수정 : 2020.05.11 11:20기사원문
지난해 12월 처음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우리나라는 1월 20일 범정부 대응정책을 발표하면서 본격 대응에 나섰다. 국내 코로나19 감염 추이는 올해 2월 말부터 급격히 증가했으나 4월 중순 이후부터는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20명 미만대를 기록하면서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질병관리본부를 위시한 보건당국자와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건강사회를 지키는 데 앞장선 국민 모두가 일궈낸 성과다.



이 시기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또 앞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추가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외부의 건강 위협요인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 건강을 돌보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세계화와 도시화로 인해 신종 감염병 발생 때 확산 위험이 높다. 더군다나 기후변화와 고령화는 사회 구성원의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신종 감염병 발생 초기에는 진단 치료나 백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높은 수준의 자가면역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산림치유는 피톤치드와 같은 산림의 다양한 자연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을 말한다. 숲의 햇빛, 경관, 온도, 피톤치드, 먹거리, 습도, 음이온 등을 활용한 명상이나 신체활동을 통해 건강 유지와 면역력 향상이라는 인체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산림치유가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여러 연구기관에 의해 과학적 근거가 확립돼 있다. 대표적으로 국립산림과학원은 '그린닥터(2014)'를 통해 다양한 대상 및 질환별 산림치유 효과를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동일한 운동을 하더라도 숲에서 운동하는 것이 실내운동보다 건강증진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과 유방암 수술 후 회복기 환자들이 산림치유를 통해 면역력을 높였다는 사례가 눈길을 끈다.

산림청은 숲을 활용한 국민건강 증진 가능성에 주목해 지난 2009년부터 산림치유 정책을 펼쳐왔다. 10년이 경과한 현재 전국 28개 치유의 숲과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산림치유지도사가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약 186만명이 방문했다. 산림청은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그동안 위축됐던 국민정서를 돌보고 활력 재충전 및 면역력 향상을 위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앞장서왔던 보건당국자와 의료진 및 자원봉사자들이 숲속에서 휴식하고 심신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산림청은 도심 산림치유 공간을 조성하고 취약계층 이용을 지원하며 관련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노력 중이다. 도심 숲이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더 많은 국민이 일상생활 속에서 숲을 통해 건강해지고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를 극복해 낸 영웅들을 위한 숲의 선물인 셈이다.

박종호 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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